치열한 한일전 ‘일본 넘고 금 따자’

치열한 한일전 ‘일본 넘고 금 따자’

입력 2010-11-23 00:00
업데이트 2010-11-2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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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꺾어야 금메달이 보인다’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구기 종목의 태극전사들이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숙적’ 일본과 잇달아 맞붙는다.

 남자 배구는 24일 일본과 준결승 대결을 펼치고 여자 배구도 같은 날 8강에서 일본과 맞닥뜨린다.여자 농구 역시 같은 날 4강 상대인 일본과 격돌한다.

 한국은 물론 북한 선수들이 생각하는 한일전은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다른 어떤 나라와 대결보다 특별하다.

 35년의 일제 강점기를 겪었고 이후에도 독도를 둘러싼 영유권 논쟁과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등으로 쌓인 한민족의 반일 감정이 스포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분출되기 때문이다.특히 이번 대회에선 일본과 종합 2위를 다투는 사이여서 승리가 더욱 중요하다.

 북한과 일본의 여자 축구 결승이 열렸던 22일 톈허 스타디움.

 북한 여자 선수들은 일본의 1-0 승리로 아시안게임 3회 연속 우승이 좌절되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어진 시상식에선 은메달을 목에 걸고도 일장기와 인공기,태극기가 동시에 올라가는 장면을 등진 채 침묵했다.시상식 도우미가 다가와 국기를 향해 몸을 돌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를 거부했고 꽃다발을 들지 않은 채 세리머니가 끝나자 재빨리 시상식장을 빠져나갔다.

 대회 하루 전 “일본을 꺾고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밝혔던 북한의 김광민 감독과 선수들이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따른 자책감 때문이었다.이만큼 남북이 느끼는 한일전은 강렬하다.

 김광민 감독은 결승 패배 후 “북한 지도자(김정일)는 여자 축구 팬이다.우리 선수들을 친딸처럼 보살펴준다.그들의 노력이 보상받지 못한 것 같아 죄송스럽다”면서 “체력이 많이 소진됐고 어린 선수들이 많아 경험이 부족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우승 목표의 최대 고비에서 일본을 만나는 태극전사들의 각오도 다르지 않다.

 신치용 감독이 이끄는 남자 배구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일본을 꺾는다면 아시안게임 3회 연속 우승 고지에 성큼 다가선다.

 한국은 이번 대회 8강 순위결정전에서 일본을 3-1로 누르며 최근 5연승을 달려 역대 상대전적에서 65승44패로 앞섰다.지난 8월 아시아예선에서도 일본을 두 번 모두 이겨 내년 월드리그 국제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신치용 감독은 그러나 “일본과 많이 경기하면서 서로 잘 알기 때문에 승부를 장담하기 어렵다.컨디션이 떨어져 있는 문성민과 박철우가 어느 정도 해주느냐가 관건”이라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반면 여자 배구는 남자보다는 사정이 조금 낫다.일본이 이번 대회에 1.5진급을 파견해 전력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이다.한국 여자는 올해 아시아배구연맹(AVC)컵에서 6연패 사슬을 끊었지만 일본과 상대 전적에선 여전히 44승74패로 뒤져 있다.

 최장신 하은주(신한은행)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에 시달리는 여자 농구 대표팀도 일본과 결승 진출 티켓을 다툰다.

 한일전이 가장 주목받는 남자 축구에선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준결승 상대인 아랍에미리트(UAE)를 물리친다면 같은 4강에서 이란과 격돌하는 일본과 결승에서 맞붙을 수 있다.

 한국 축구는 역대 73차례 A매치 한일전에서 40승21무12패의 우위를 보였다.올림픽대표팀 간 맞대결에선 4승4무4패로 팽팽하다.

 한편 한국과 일본이 겨뤘던 유도에선 남자 100㎏급에 나선 황희태(수원시청)와 여자 78㎏의 정경미(하이원)가 결승에서 나란히 일본 선수를 매트에 눕히며 우승해 1개 이상의 값진 금메달을 수확했다.이들의 선전 덕에 한국 유도는 6차례 금빛 낭보를 전하며 7개의 금메달에 그친 종주국 일본을 위협했다.

광저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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