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마운드의 든든한 기둥인 1선발 앤디 밴헤켄(35)이 흔들리고 있다. 벌써 3경기 연속 5실점 이상을 내주고 있다.

밴헤켄은 올 시즌 타고투저의 거친 파고 속에서도 시즌 17승 5패(151⅓이닝)로 다승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탈삼진(138개) 역시 양현종(KIA)보다 5개 앞선 1위다.

각종 지표에서 리그 최상위권을 달리며 리그 최고의 투수로 평가받는 밴헤켄이지만 최근 3경기에서는 그 위용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8일 잠실 두산전에서 5이닝 11피안타 1볼넷 5실점(5자책)한 밴헤켄은 다음 등판인 지난 14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5이닝 8피안타 5실점(5자책)했다.

두 경기 모두 타선의 풍족한 득점 지원 속에 승리투수가 되며 선발 연승 기록을 14경기로 늘려가긴 했지만 축하받기에는 영 개운치 않은 내용이었다.

올 시즌 팀의 연패를 끊어주는 에이스 역할을 확실히 해준 밴헤켄은 그러나 자신의 부진만은 끊지 못했다.

그는 지난 19일 목동 LG전에서 5⅔이닝 11피안타 6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다. 올 시즌 처음으로 2피홈런 경기를 기록했다.

지난 4월 22일 목동 롯데전 7실점 이후 자신의 올 시즌 최다 실점을 허용하며 선발 연승 행진은 14경기에서 멈췄고 평균자책점도 3.45로 치솟아 이 부문 4위까지 내려갔다.

밴헤켄의 최근 난조는 근본적으로 기록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내내 꾸준한 모습을 보였던 밴헤켄이 이렇게 갑작스레 흔들리는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30대 중반을 넘은 나이, 지난해 기복이 심했던 투구의 기억들은 밴헤켄의 현재 상태를 일시적인 부진으로만 치부하기에는 어렵게 만든다.

넥센은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에 도전하는 1번 타자 서건창을 시작으로 든든한 캡틴 2번 이택근, 올 시즌 개인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3번 유한준, 한 시즌 50홈런을 넘보는 박병호, 최고의 유격수인 5번 강정호, 국가대표 3루수인 6번 김민성까지 리그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조상우를 필두로 홀드왕, 세이브왕 2연패에 각각 도전하는 한현희, 손승락이 지키는 뒷문도 든든하다.

넥센에 가장 불안한 요소는 선발진이다. 밴헤켄과 헨리 소사의 ‘원투 펀치’를 제외하고는 3~5선발이 안정적이지 않다.

넥센이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려면 삼성 라이온즈, NC 다이노스를 넘어서야 한다. 두 팀 모두 선발진이 강하다.

선발이 5~6실점하고 무너지면 아무리 타선이 강한 넥센이라 해도 포스트 시즌에서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 선발이 3~4실점으로 막아줘야 필승조를 동원하면서 타선에 기대를 걸 수 있다.

그런데 그 첫 단추인 1선발 밴헤켄이 후반기 막판 부진하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밴헤켄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넥센의 ‘가을야구’ 구상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밴헤켄이 이러한 우려의 시선을 바꿀 수 있을지 여부는 다음 등판 경기로 예상되는 26~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KIA전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