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공 두께는 아무도 몰라요” 알바 출신 김세연 챔프전 4강 선작

“당구공 두께는 아무도 몰라요” 알바 출신 김세연 챔프전 4강 선작

최병규 기자
입력 2021-03-04 15:33
수정 2021-03-0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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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1시즌 최종전 월드챔피언십 8강전 김경자에 3-1 역전승
박수아에 3-0 완승 거둔 김은빈과 5일 결승 길목에서 격돌

여자프로당구(LPBA) 투어 최단 시간승 기록 보유자인 ‘속사포’ 김세연(26)이 챔프전 4강에 선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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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이 3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LPBA 투어 2차대회 TS샴푸 L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매섭게 공을 조준하고 있다. [PBA 제공]
김세연이 3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LPBA 투어 2차대회 TS샴푸 L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매섭게 공을 조준하고 있다. [PBA 제공]
김세연은 4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서울 호텔에서 열린 LPBA 투어 시즌 최종전인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 8강전(5전3선승제)에서 김경자(46)를 3-1(6-11 11-10 11-10 11-7)로 제치고 4강에 올랐다. 올 시즌 두 차례의 개막전에서 8강에 올랐던 이모뻘의 김경자에 첫 세트를 빼앗긴 뒤 내리 3개 세트를 따내 승전가를 부른 김세연은 상금 700만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추석 연휴에 열렸던 TS샴푸 챔피언십 8강전에서 강은빈을 상대로 26분 만에 투어 역대 최단 시간승을 거둔 뒤 우승까지 했던 김세연의 4강 행보는 그리 쉽지 않았다. 에버리지도 0.765와 0.760으로 거의 대등했다. 더욱이 “언니, 동생”하는 사이로 막역한 사이지만 늘 김경자의 뱅크샷을 의식하느라 전략도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김세연은 “두께 조절에 애를 먹어 공타를 연발했다. 여기에 경자 언니의 2점짜리 뱅크샷이 연달아 들어가면서 더 어려운 경기가 돼 버렸다”면서 “1세트 경자 언니가 1점을 남겨둔 세트 스코어에서 ‘이번 세트는 졌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김세연은 또 “당구 선수는 매일 매일의 몸상태가 다른다. 안 좋으면 당장 두께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그래서 ‘그날 그날의 공 두께는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있다. 오늘 내가 그런 경우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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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이 2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LPBA 투어 2차대회 4강전에서 공을 조준하고 있다. [PBA 투어 제공]
김세연이 2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LPBA 투어 2차대회 4강전에서 공을 조준하고 있다. [PBA 투어 제공]
김세연은 당구장 아르바이트를 하다 프로 당구선수로 뛰어든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체육대학 입시를 준비하느라 2년 간 당구를 끊고 2016년 늦은 나이에 지방대에 진학했지만, 한 학기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지난해 9월 TS샴푸 챔피언십에서 PBA 투어 첫 승을 신고했다.

김세연은 “당초 이번 대회 목표는 조별리그에서 살아남는 것이었는데, 8강에 오르고, 오늘 4강 티켓까지 얻게 되니 욕심이 생기더라”면서 “결승까지 가면 좋겠다. 아직 한 번도 맞서지 못한 김가영 언니랑 큐 대결을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지난 시즌 도중에 와일드카드를 받아 투어에 입성한 김은빈(25)은 박수아를 3-0(11-6 11-6 11-8)을 완파하고 4강에 합류해 김세연과 결승 길목에서 만나게 됐다. 둘은 지난해 TS 대회 당시 16강전에서 한 차례 만난 적이 있는데, 김세연이 이겼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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