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외로운 간판’ 전영은의 뜻깊은 여자경보 첫 메달

[아시안게임] ‘외로운 간판’ 전영은의 뜻깊은 여자경보 첫 메달

입력 2014-09-28 00:00
업데이트 2014-09-28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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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경보의 ‘외로운 간판’ 전영은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마침내 한국의 첫 메달을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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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한국 전영은 경보 20㎞ ’불굴의 동메달’
<아시안게임> 한국 전영은 경보 20㎞ ’불굴의 동메달’ 28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경보코스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경보 여자 20㎞ 경기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전영은이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영은은 28일 인천 연수구 송도센트럴파크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경보 20㎞ 경기에서 1시간33분18초로 3위에 올라 한국 여자 경보 사상 첫 메달리스트로 등극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경보 20㎞가 처음 치러진 이래 줄곧 5위에 그쳤던 한국 여자 경보에 처음으로 메달을 선사했다.

전영은은 “한국에서 열린 큰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담담하게 이야기했지만, 외롭고 고달픈 훈련을 이겨내고 얻은 값진 메달이다.

성인 선수가 6∼8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한국 여자 경보에서 전영은은 김미정의 뒤를 이어 ‘외로운 간판’으로 혼자 걷고 또 걸었다.

훈련 파트너는 곁에서 자전거를 타고 페이스를 맞춰주는 감독과 함께 걷는 소속팀 후배, 두 명뿐이었다.

세 명이서 일주일에 50∼60㎞에 걸쳐 도로를 걷는 훈련을 반복했다.

그럼에도 전영은은 “워낙 열악한 환경에 익숙해지다 보니 그런 외로움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훈련을 견디고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외롭고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실력이 느는 것을 느끼는 재미가 있다”며 웃었다.

자극제가 될 경쟁자 없이도, 전영은의 페이스는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4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1시간40분24초를 기록한 그는 이듬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1시간35분52초를 찍었고, 2013년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1시간34분29초로 단축했다.

자유시간이 생기면 야간 운동을 할 정도의 열정으로 키 156㎝에 불과한 체격의 단점을 보완해 온 노력 덕택이다.

지난해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마치고 “후반에 미는 힘을 더 보완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겠다”더니, 실제로 막판 역전극을 벌이며 시상대에 섰다.

전영은은 “내년 세계선수권대회도 있고,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계속 전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고된 야외 훈련으로 수시로 발톱이 빠지는 것이 경보 선수의 숙명이다.

’메달을 땄으니 이제는 원하던 패디큐어(발톱에 바르는 매니큐어)를 발라도 되지 않겠느냐’고 농담 섞인 질문을 던지자, 전영은은 “그래도 마찬가지다”라며 “바로 다가올 전국체전도 준비해야 하고 할 일이 많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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