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평양서 女축구 아시안컵 예선…전적 열세 속 이겨야 본선 직행
김일성경기장 10만 관중도 부담꽃피는 4월 7일 대동강변에서 열리는 여자축구 맞대결을 계기로 끊긴 남북한 교류를 이을 수 있을지 관심사인 가운데 대한민국 대표팀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2018 여자아시안컵 B조 예선에서 본선 출전권을 사실상 가름할 북한과의 경기가 1990년 이후 27년 만에 평양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평양에서의 역사적인 만남도 뜻깊지만 조 1위만 본선에 직행할 수 있어서 북한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그러나 상대전적에서 절대 열세인 데다 장소도 10만 관중이 가득 들어찰 김일성경기장라 부담 백배다.
B조에는 북한, 우즈베키스탄, 인도가 포함돼 있다. 예선 경기는 모두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다. 타이틀 대회로는 남녀, 연령별 대표팀을 통틀어 평양에서 처음 열리는 남북 축구대결이다. 1990년 남북 친선축구가 그나마 평양에서 치른 유일한 경기이지만 당시 무대는 능라도 5·1경기장이었다.
북한 여자축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로 한국(18위)보다 몇 수 위다. 우리의 상대전적 역시 1승2무14패다. 2005년 8월 전북 전주에서 열린 여자 동아시아연맹컵 본선에서 1-0으로 승리한 것을 빼면 2무14패에 불과하다. 20세 이하(U-20) 여자대표팀은 1승4패, U-17 대표팀은 1승1무2패, U-14 대표팀은 2패를 기록 중이다.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여자축구가 북한을 이겨본 게 세 차례밖에 되지 않는다.
윤덕여 감독으로선 어쨌든 승리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윤 감독은 대표팀 선발 기준으로 평양 원정과 10만 관중이 주는 압박감을 견뎌낼 ‘간담’을 갖춘 선수들을 적극 고려할 생각이다. 최근 대표팀에서는 빠져 있던 베테랑 골키퍼 김정미와 수비수 심서연, 황보람, 김도연이 우선 체크 대상이다. 여기에 한때 주전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던 박은선도 선발 구상에 포함됐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이날 축구회관에서 열린 정기 대의원총회를 마친 뒤 평양 방문경기와 관련, “북한에서 그 전에 각서를 썼다. 애국가를 부르고 태극기를 게양해야 하는 건 분명하다. 그리할 거라 예상한다”며 “그러면 (승인)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방북하려면 통일부 승인이 필요하다. 통일부는 축구협회에서 신청서를 접수하는 대로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여자대표팀은 다음달 20일을 전후해 소집 명단 23명을 발표한다. 오는 3월 키프로스컵에 출전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17-01-26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