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의 자율·긍정 리더십

허정무의 자율·긍정 리더십

입력 2010-06-13 00:00
수정 2010-06-1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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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55)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유럽의 ‘복병’ 그리스를 상대로 2-0 완승을 지휘하면서 선수단을 하나로 묶은 그의 리더십도 주목을 받고 있다.

 허정무 감독의 리더십은 화합과 자율,긍정 등 세 가지로 단어로 요약된다.

 허 감독은 그러나 지난 2007년 12월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을 당시만 해도 ‘진돗개’라는 별명처럼 고집스럽고 일방통행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지난 2008년 5월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요르단과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차전 홈경기 때 2-0 리드를 잡고도 결국 2-2로 비기자 ‘아시안컵 음주사건’으로 대표팀 자격정지 1년 징계가 풀리지 않은 골키퍼 이운재(수원) 사면론을 꺼냈다고 언론의 집중 질타를 받았다.

 허 감독은 당시 대한축구협회에 이운재 사면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발을 뺐고 결국 당시 이영무 기술위원장이 사퇴하는 사태를 촉발했다.

 그는 아시아 3차예선을 3승3무로 마무리한 뒤 2008년 9월10일 북한과 최종예선 1차전에서 1-1로 비겨 세 경기 연속 무승부 행진으로 수비 불안과 골 결정력 부족을 드러낸 것에 대한 언론의 비난이 거세자 취재진에 불쾌한 반응을 보이는 등 ‘불통’ 이미지를 보였다.선수단 내에서도 다소 권위적인 모습으로 비쳤던 게 사실이다.

 그러던 그가 주변의 권고와 자신의 심경 변화로 확 달라졌다.

 그는 2008년 10월 아랍에미리트(UAE)와 아시아 최종예선에 ‘캡틴’을 맡아왔던 김남일(톰 톰스크)이 경고 누적으로 뛰지 못하게 되자 주장 완장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넘겨주면서 선수단의 자율을 강조했다.

 허 감독은 박지성에게 “경기장에서는 네가 감독‘이다.감독이 전달하지 못하는 부분은 주장이 대신 이끌고 리드해야 한다”며 힘을 실어줬다.

 그가 탐독하는 책에서도 그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지난 1월 남아공 전지훈련 때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자서전인 ’긍정이 걸작을 만든다‘는 책을 탐독하며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신바람의 중요성을 선수들에게 주지시켰다.

 그는 지난달 25일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을 시작하면서 최고 경영자와 유명 인사들의 친화 리더십을 다룬 ’따뜻한 카리스마‘를 읽었다.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는 부드러운 힘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변화와 맞물려 있다.

 허정무 감독은 선수들과 미팅 후에는 주장 박지성을 중심으로 선수들끼리 이야기할 시간을 꼭 준다.또 훈련 시간에도 패스 게임이나 볼 뺏기에 동참하며 항상 밝은 표정으로 선수들과 거리를 좁히려고 노력한다.

 이런 변화는 이운재,안정환(다롄 스더),김남일,이동국 등 고참급 선수와 이승렬(FC서울),김보경(오이타) 등 젊은 선수들이 혼합된 선수단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허정무 감독의 자율과 긍정의 리더십은 한국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과 한국인 사령탑 첫 월드컵 본선 승리의 숨은 동력이 됐다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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