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결산> ②유럽 초강세…아프리카 몰락

<월드컵결산> ②유럽 초강세…아프리카 몰락

입력 2010-07-11 00:00
업데이트 2010-07-1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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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아시아.북중미도 나름대로 선전

‘유럽축구는 역시 강했다.아프리카의 첫 4강 진출 꿈은 물거품이 됐다.’

 검은 대륙에서 처음 개최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유럽의 강세가 두드러진 반면 역대 월드컵 최고의 성적을 기대했던 아프리카 국가들은 부진에 아쉬움을 남겼다.

 남미축구는 양대산맥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나란히 준결승 길목에서 고배를 들었음에도 8강에 4개국을 진출시켜 가능성을 보였고 아시아는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꿈을 이루며 나름대로 선전했다.

 ◇토너먼트에 강한 유럽..아프리카는 기대 이하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 32개국 중 가장 많은 13장의 출전권을 배당받는 유럽은 여전히 세계 축구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유럽 축구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챔피언인 ‘아주리군단’ 이탈리아와 같은 대회 준우승팀인 ‘뢰블레’ 프랑스가 나란히 조별리그 최하위 성적으로 일찌감치 보따리를 싸야 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F조에서 최약체로 분류됐던 뉴질랜드와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2무1패의 부진을 겪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프랑스 역시 A조에서 개최국 남아공에 1-2 패배를 당하는 수모를 겪은 끝에 1무2패의 참담한 성적표를 받고 꼴찌로 밀렸다.세대교체 실패와 팀 내부 분열이 전통 강호들의 조기 퇴장에 원인이 됐다.

 동유럽의 세르비아,슬로베니아와 북유럽의 덴마크도 16강 길목에서 좌절했다.

 16강에 진출했던 ‘축구종가’ 잉글랜드,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앞세운 포르투갈,동유럽의 복병 슬로바키아는 같은 유럽팀끼리 맞대결에서 ‘전차군단’ 독일과 ‘무적함대’ 스페인,‘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와 맞대결에서 8강 진출에 제물이 됐다.

 유럽 축구의 저력은 8강과 4강에서 발휘됐다.

 남미가 본선 출전권을 얻은 다섯 팀 가운데 칠레를 제외한 4개국이 8강에 오르고도 유일하게 우루과이만 준결승 티켓을 거머쥔 반면 유럽은 스페인과 네덜란드,독일이 모두 4강에 진출했다.

 특히 스페인과 네덜란드,독일은 모두 남미 팀과 맞붙어 파라과이,브라질,아르헨티나를 각각 꺾고 준결승 티켓을 따냈다.네덜란드는 역대 최다인 5회 우승에 빛나는 ‘삼바군단’ 브라질에 짜릿한 2-1 역전승을 낚았고 독일은 호화 멤버를 보유한 아르헨티나를 4-0으로 대파했다.유럽의 강세를 입증한 빅매치들이었다.

 조직력을 앞세운 시스템 축구에 선수들의 개인기까지 녹아든 유럽 3개국이 남미의 기술축구를 이겨낸 것이다.

 반면 아프리카는 개최국 프리미엄까지 얻어 6개국이 본선에 오르고도 사상 첫 4강 진출 꿈이 무산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A조에서 1승1무1패로 멕시코에 조 2위 자리를 넘겨주면서 월드컵 개최국이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오르지 못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또 코트디부아르는 ‘죽음의 G조’에서 브라질,포르투갈과 16강 경쟁에서 탈락했고 ‘슈퍼이글스’ 나이지리아와 카메룬,알제리도 조별리그 관문을 뚫지 못했다.

 가나가 유일하게 8강에 올랐으나 우루과이와 승부차기 대결 끝에 무릎을 꿇었다.홈팬들의 열광적인 부부젤라 응원에도 사상 첫 아프리카팀의 4강 진출은 이뤄지지 않았다.

 역대 월드컵에서 아프리카팀 최고 성적은 1990년 이탈리아 대회 때 카메룬과 2002년 한.일 대회 때 세네갈이 각각 기록했던 8강이었다.가나가 8강에 오른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아프리카 선수 대부분이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지만 유럽과 남미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남미 ‘절반의 성공’..아시아 약진8강까지 거센 돌풍을 일으켰던 남미 축구는 4강 길목에서 유럽의 전통적인 강호들에 희생됐다.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은 카를루스 둥가 감독이 공격 축구를 포기하고 ‘지지 않는 축구’를 원했지만 같은 실리축구를 구사하는 네덜란드에 1-2로 덜미를 잡히면서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의 제물이 됐다.

 아르헨티나 역시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의 지휘 아래 세계 최고의 선수로 떠오른 리오넬 메시,카를로스 테베스,디에고 밀리토 등 화려한 공격진을 자랑했지만 ‘토너먼트의 절대강자’ 독일의 기세에 눌려 0-4 완패 수모를 겪어야 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4년 전 독일 월드컵에 이은 2회 연속 8강 탈락이었다.

 우루과이가 4강까지 살아남아 마지막 희망을 남겼지만 역시 네덜란드에 2-3으로 지면서 3-4위 결정전으로 떨어졌다.

 4.5장의 티켓이 배당됐음에도 플레이오프에서 뉴질랜드에 빼앗겨 한국,일본,북한,호주 등 4개국만을 본선에 올렸던 아시아는 대표 주자인 한국과 일본이 원정 월드컵에서 나란히 16강에 진출해 ‘우물 안 개구리’ 신세에서 벗어났다.

 한국과 일본은 16강에서 우루과이,파라과이에 각각 다리를 잡혔지만 팽팽한 승부로 아시아 축구의 위상을 높였다.

 또 ‘아시아의 유럽’으로 불리는 호주는 D조에서 똑같이 1승1무1패를 기록한 가나에 골득실에서 밀려 아깝게 2회 연속 16강 진출에 실패했다.이와 함께 8강 신화를 창조했던 1966년 잉글랜드 대회 이후 44년 만에 본선 진출 꿈을 이뤘던 북한은 G조에서 3전 전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음에도 1차전 상대였던 브라질과 팽팽한 경기 끝에 아깝게 1-2로 져 가능성을 엿보였다.

 한편 북중미의 미국과 멕시코는 각각 C조 1위와 A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고도 가나와 아르헨티나에 막혀 8강에 오르지 못했다.오세아니아 대표로 출전한 뉴질랜드도 F조 3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축구 변방이었던 북중미의 미국과 멕시코는 본선 1라운드 관문을 통과했고 뉴질랜드도 조별리그에서 이탈리아,슬로바키아를 상대로 값진 무승부를 이끌어내는 등 기대 이상 활약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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