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외국인 주식 거래 방향 좌우한다

환율이 외국인 주식 거래 방향 좌우한다

입력 2011-05-11 00:00
업데이트 2011-05-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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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오른 날 6조 순매도…내린 날 7조 순매수

외국인의 주식매매와 원ㆍ달러 환율 방향 사이에 ‘묘한’ 상관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환율 상승(원화 약세) 때 주식을 팔고, 하락(원화 강세) 때에는 사들이는 행보를 반복해온 것이다.

11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1월 이후 지난 9일까지 총 86거래일 가운데 원ㆍ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오른 37일 동안 외국인은 6조1천457억원(누적 기준) 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전일보다 하락한 49일에는 7조6천783억원 어치나 사들였다.

환율이 오른 37일간 주식 매도일이 22일이었고, 환율이 내린 49일간 매수일은 35일에 달했다.

환율 변동폭이 커진 날에는 주식을 사고파는 규모도 컸다.

환율이 전날 대비 8.1원 오른 지난 2월10일에는 무려 1조997억원을 순매도했고 11.6원 상승한 2월11일에도 6천173억원어치를 팔았다.

원ㆍ달러 환율이 7.7원 오른 1월31일과 6.2원 오른 3월10일에는 각각 6천972억원, 1조1천776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환율이 오른 날 주식을 사더라도 그 규모는 크지 않았다.

4월5일 2천179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지만, 나머지 날은 대부분 수백억원에서 1천억원 수준이었다.

환율이 강세를 보인 3월 중순부터 4월 초반까지는 외국인이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하던 시기였다.

외국인은 3월16일부터 4월11일까지 19거래일 동안 순매수로 코스피를 1,950대에서 2,120대로 끌어올렸는데, 이 기간 원ㆍ달러 환율은 13일이나 내렸다.

1,130원대이던 환율은 1,100선을 뚫고 1,080원대로 내려서며 강세를 이어갔다.

4월 말부터 환율이 1,060∼1,080원대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동안 외국인은 환율 등락에 상관없이 주식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 규모는 크지 않다.

다만, 환율이 내린 4월21일과 4월27일에는 각각 8천342억원, 6천802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원화 강세 추세에서 주식 매수는 여전히 진행형인 셈이다.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 개선을 염두에 둔 투자와 함께 원화 강세를 노린 환차익 물량이 상당 규모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환율 하락 때 매수 규모가 오를 때 매도 규모보다 크다는 점이 이런 추정의 방증이다.

토러스증권 박승영 연구원은 “2007년에 비해 아시아 주요 국가의 통화가 모두 큰 폭으로 절상됐지만, 원화의 절상폭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한국의 주식을 매수하면서 환차익도 고려한 투자가 가능한 이유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그동안 유가가 많이 올라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균형점에 있다고 볼 때 앞으로는 외국인의 주식ㆍ채권 매수, 매도와 같은 자본수지가 환율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외국인의 매매와 환율 간 상관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국인의 환차익 매매에는 다소 다른 의견도 있다.

홍콩에서 한국 주식과 채권 등을 거래하는 한 트레이더는 “글로벌 달러가 강세로 전환하고 있어 운용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과거보다 줄었다. 원화 강세가 매력적이지만 이런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환차익을 노리고 주식을 살 것인지는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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