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당선 한달’재건축 신화’ 무너지나

박원순 당선 한달’재건축 신화’ 무너지나

입력 2011-11-20 00:00
업데이트 2011-11-20 10:2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당선 이후 재건축 시세 0.68%↓…강남구는 1.49% 급락

오는 25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당선 한 달을 앞두고 ‘불패신화’를 지켜 온 강남권 재건축 및 한강변 아파트의 위상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투자 상품의 성격이 강한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약세는 유럽 재정위기와 대출 환경 악화 등의 여러가지 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지만 무분별한 도심 개발을 반대하는 박 시장의 취임이 미친 영향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시장 재보선이 치러진 10월 마지막주에서 지난주까지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0.68% 떨어졌다.

지난 8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각국의 재정위기가 본격화한 이후 9월 0.99%, 10월 0.78% 각각 내려간 것과 비슷한 수준의 하락세가 이어지는 셈이다.

특히 서울시가 지난 16일 개포동 주공2단지 등 재건축안 4건을 전부 보류한 여파가 이달 말 본격적으로 밀려오면 11월의 월간 시세 하락폭은 전월보다 더 커질 것이 유력하다.

구별로는 단연 강남권의 내림세가 가파르다. ‘박원순호(號) 서울시’ 출범 이후로 강남구 재건축 시세는 무려 1.49%나 떨어졌고 송파구(-0.69%)와 강동구(-0.59%)도 큰 타격을 받았다.

부동산 현장에서는 관망세를 유지하던 재건축 수요자들의 투자 심리가 개포지구 재건축안 보류를 계기로 더 싸늘하게 식었다는 점에서 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포동 K공인 관계자는 “재건축안 보류가 알려진 지 얼마 안돼 주민들이 아직까지 크게 신경쓰는 분위기는 아니다”면서도 “아무래도 매수자들은 사업 속도가 느려질 것으로 보고 매수 시기를 늦추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도 소형 임대주택 가구수를 둘러싼 강남구청과 주민들의 이견으로 18일 예정이던 정비계획안 주민공람 절차가 지연되는 등 이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지연될 조짐을 보인다.

대치동 W공인 관계자는 “임대주택을 그렇게 많이 지으면 사업성이 떨어져 재건축 메리트가 없어진다. 안그래도 떨어지는 가격이 당분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서울시가 개발보다는 복지 쪽으로 정책 포커스를 맞춰 가격상승 여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액수를 낮춰 내놓는 매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개포지구와 은마아파트발 악재로 순조롭게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인 인근 청실아파트조차 공급면적 102㎡형이 이달 초보다 2천만~3천만원 낮은 8억7천만~8억8천만원에 거래되는 등 약세를 보이고 있다.

송파구 잠실5단지 110㎡도 최근 9억6천만원에 거래된 것을 비롯해 지난주 들어서만 매도인들이 천만원씩 호가를 낮추고 있다는 전언이다.

잠실동 A공인 관계자는 “재개발, 재건축을 전면 재검토한다는 한마디에 움츠러들었던 매수세가 실제 개포지구 재건축안 보류로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잠실은 그래도 2015년 입주 예정인 제2롯데월드 때문에라도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아파트뿐 아니라 오세훈 전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한강르네상스 사업 대상지의 주택시장도 찬바람이 불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시장 교체 이후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아파트 매매시세는 1.11% 급락했고 서초구 잠원동도 0.46% 떨어졌다. 다만 압구정동은 가격 변동이 없어 박 시장 당선에도 끄떡없는 모습이다.

잠원동 B공인 관계자는 “한신2차 99㎡가 지난주에만 4천만원 내려가면서 10억원선이 깨졌다”며 “한강르네상스 사업이 엎어질 것으로 보고 대출 부담이 큰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재건축 아파트 등의 가격이 서울시장 교체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하는 것은 현재 거주 가치보다는 미래의 개발 이익을 기대하고 집을 산 소유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경제 여건이 나빠져 예전같은 투자 수익을 거두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정책 기조의 변화로 개발 사업 자체가 난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팀장은 “재건축은 투자상품이라 미래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 그런 실망감이 시세에 바로바로 반영된다”며 “게다가 재건축은 대출을 많이 끼고 사는 경우가 많아 더욱 충격에 민감하다”고 분석했다.

부동산114 임병철 팀장도 “개포지구와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에서 사업 지체가 우려되는 악재들이 이어지면서 강남권 대표 재건축 사업장의 거래 위축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성심당 임대료 갈등, 당신의 생각은?
전국 3대 빵집 중 하나이자 대전 명물로 꼽히는 ‘성심당’의 임대료 논란이 뜨겁습니다. 성심당은 월 매출의 4%인 1억원의 월 임대료를 내왔는데, 코레일유통은 규정에 따라 월 매출의 17%인 4억 4000만원을 임대료로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성심당 측은 임대료 인상이 너무 과도하다고 맞섰고, 코레일유통은 전국 기차역 내 상업시설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으로 성심당에만 특혜를 줄 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임대료 갈등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
규정에 따라 임대료를 인상해야 한다
현재의 임대료 1억원을 유지해야 한다
협의로 적정 임대료를 도출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