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人] 농수산식품유통공사 권오엽 설탕수급안정대책단장

[포커스人] 농수산식품유통공사 권오엽 설탕수급안정대책단장

입력 2012-03-05 00:00
수정 2012-03-0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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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올 4만t 직수입… 유통개선”

지난 1월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안에 설탕수급안정대책단이 신설됐다. 설탕이라는 한 품목 수입만 전담하는 이례적인 팀이 생긴 이유는 설탕 직수입 경험이 축적되지 못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내 설탕 시장은 원당을 수입해 설탕으로 가공하는 CJ제일제당·삼양·대한제당 등 3사가 97%의 물량을 대는 과점 시장. 원당에 붙는 관세(3%)보다 설탕 관세(35%)가 높아 설탕 직수입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2010년 8월부터 설탕을 무관세로 들여올 수 있게 했다. 그래도 설탕 직수입이 늘지 않고 국제 원당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내 설탕가격이 요지부동이자 정부가 대책단을 꾸리기에 이르렀다. 권오엽 단장을 만나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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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엽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설탕수급안정대책단장
권오엽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설탕수급안정대책단장
→설탕 1만t을 직수입하기로 했는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국내 설탕 시장의 연간 공급량은 94만t이 넘는다. 값이 비싼 유기농 설탕 등 4000t 정도가 수입된다. 설탕 관세를 낮춘 지난해에는 1만 9000t까지 수입이 늘었다. 일단 상반기에 1만t, 하반기에 3만t 정도를 직수입할 예정이다. 상반기 물량은 제과업체 등에 직접 주고 하반기에는 소비자 직접 판매도 검토 중이기 때문에 (시장에) 변화가 생길 것이다.

→정부의 지나친 시장 개입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국제 원당 가격이 지난해 1분기 t당 675달러에서 올해 1월 530달러까지 하락했다. 보통 4개월 시차를 두고 국제 가격이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데 국내 설탕값은 지난해 3월 ㎏당 1025원에서 1127원으로 9.8% 오른 뒤 동결됐다. 제당업체들은 2009~2010년 국제 원당 가격 인상분을 설탕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손실이 누적됐기 때문이라고 항변하지만 과점 구조인 제당업체들이 원가절감 노력을 충분히 했는지 의문스럽다. 결국 직수입 등 다양한 유통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직접 설탕을 수입해 보고, 유통과정에서의 문제도 살펴보겠다.

→제당업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제과업체들의 반응은 좋다. 제과·제빵업체와 조합 등 30곳에서 지난달 태국 등지에서 들여온 설탕 샘플 20t의 품질을 국내 설탕과 비교 중이다. 제과업체들은 설탕 가격 결정권을 제당업체들이 쥐고 있는 데 대해 불만이 크다. 다른 곳에서 설탕을 구할 수 없으니 제과업체로서는 가격보다는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가 더 중요한 일이었다. 대기업 계열의 시장점유율 상위권 제과업체를 제외하고는 제당업체와 대등하게 맞설 수 없는 게 제과업체의 현실이다. 빵·빙과류는 3~5%, 과자 8~10%, 음료 10~15%를 설탕의 원가 비중으로 본다. 설탕값이 내려가면 제과업체들이 가격을 내릴 여지가 생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12-03-0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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