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백화점 행사 ‘알뜰형’으로 진화
불황 여파에 백화점 행사가 ‘알뜰형’으로 진화하고 있다.보다 저렴한 아웃렛이나 인터넷 등에서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자 이에 맞서 백화점으로 고객 발길을 돌리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이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3대 백화점은 올해 1월 매출 합계가 작년 동기보다 8.2% 줄어드는 등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15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롯데 본점은 업계 처음으로 샘플 상품을 한데 모아 싸게 파는 대형 ‘샘플 세일’을 마련했다.
롯데 본점은 17일까지 3일동안 ‘유명 커리어 브랜드 봄 샘플대전’을 실시해 제품을 40∼80% 할인한다.
앤클라인뉴욕, 캐리스노트, 피에르가르뎅 등 10개 브랜드가 참여해 봄 의류 1만점을 내놓는다. 브랜드와 협력해 물량을 이곳으로 몰았다.
패션 브랜드는 매 시즌 유행을 시험하기 위해 샘플 상품을 한 점씩 생산한다. 이 가운데 품평회를 거쳐 절반 가량을 본격 출시한다.
롯데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브랜드 개별적으로 샘플 상품을 내놓은 적은 있지만 이렇게 본격 할인 행사를 벌인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은 처음으로 봄 3대 대형행사를 한번에 벌이기로 했다.
현대는 15∼24일 전 점포에서 ‘코스메틱페어’, ‘슈즈페어’, ‘리빙페어’를 동시에 실시한다.
보통 백화점은 매장 방문 요인으로 작용하는 행사를 나눠서 배치해 지속적인 방문을 유도한다. 현대는 집객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고민끝에 이 방법을 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특정 회사와 협력한 ‘그룹판매’ 전략을 택했다.
신세계는 협력사와 공동으로 그 회사의 전 브랜드 제품을 대규모로 한 공간에 모아 할인하는 방법을 쓰고있다.
1월에 ‘빈폴 그룹전’을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SK네트웍스 그룹전’을 열어 해당 회사의 모든 브랜드를 특가에 판매했다.
신세계는 두 행사를 통해 평소보다 15%를 상회하는 매출을 이끌어냈다.
홍정표 신세계 영업전략팀장은 “해당 회사의 마니아 고객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일 뿐 아니라 연관 소비를 부르는 효과가 있었다”며 “이 같은 행사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백화점이 염가 대형 행사 마련에 골몰하는 것은 그만큼 백화점이 절박하다는 것”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