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은 체감 못 하는 저물가

서민들은 체감 못 하는 저물가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입력 2019-05-06 17:42
수정 2019-05-07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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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삼겹살·소주값 고공행진

아이돌봄 서비스 사용료도 뛰어
세금·사회보험료 늘어 쓸 돈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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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겹살, 한 달 새 가격 17% 급등
金겹살, 한 달 새 가격 17% 급등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중국 확산 여파로 국내외 돼지고기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직원이 돼지고기를 진열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포털 참가격은 지난달 말 현재 돼지고기 삼겹살 100g 가격은 2663원으로 일주일 만에 4.8%(122원), 한 달 만에 16.5%(377원), 전년에 비해 19.4%(433원)씩 비싸졌다고 집계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정부는 낮은 물가를 고민하는데 서민들은 뛰는 물가를 걱정한다. 정부와 가계의 ‘물가 계산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같은 달 대비)은 0.6%로 4개월 연속 0%대를 기록했다. 또 ‘장바구니 물가’로도 불리는 생활물가 상승률은 0.4%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밑돌았다.

소비자물가는 대표 품목 460개의 가격을 매달 조사한 뒤 지출 비중에 따라 가중치를 반영해 산출한다. 생활물가는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구입하는 생활필수품 141개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소비자물가가 ‘경제 현실’을 반영한다면 생활물가는 ‘소비 심리’와 연결된다.

수치만 놓고 보면 체감 물가 고통이 크지 않은 것으로 비쳐지는데, 정작 소비자들은 고물가에 허리가 휜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최근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물품이나 서비스 가격이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맞벌이 가정이 주로 찾는 정부의 아이돌봄 서비스 사용료는 지난해 시간당 7800원에서 올해 9650원으로 무려 23.7%가 뛰었다. 서민들이 즐겨 찾는 삼겹살과 소주 등의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달 말 기준 삼겹살 100g 가격은 2663원으로 1개월 전보다 16.5% 올랐다. 이달 하이트진로가 소주 참이슬 출고가를 6.45% 인상하면서 편의점과 식당에서도 가격표를 고쳐 달고 있다.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 비소비 지출 증가폭이 소득 증가폭을 웃돌면서 각 가정에서 마음껏 쓸 수 있는 돈이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의 평균 소득은 5705만원으로 1년 전(5478만원)보다 4.1% 증가한 반면 비소비 지출은 같은 기간 958만원에서 1037만원으로 8.2% 뛰어 상승률이 2배에 달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주 사는 식료품과 서비스 가격 인상이 서민들에게는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고, 소득 증가에 비해 비소비 지출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면서 “최근 휘발유, 소주, 돼지고기, 서비스 가격이 뛰고 있는 만큼 당국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9-05-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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