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시장 전초기지 현대차 터키공장 가보니
지난 9월 기준으로 현대차의 유럽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지난해와 비슷한 3.5%다. 유럽이 재정위기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나름 괜찮은 성적표다. 이는 i30, i20, i10 등 해치백과 소형 모델 위주의 ‘i시리즈’를 앞세워 시장에 순발력 있게 대응한 결과물이다. 특히 소형 i10은 ‘경차 천국’ 유럽에서 현대차의 자존심을 세우는 데 한몫했다. 현대차는 유럽기술연구소에서 개발된 i10의 생산기지를 최근 인도에서 터키로 옮기며 ‘메이드 인 유럽’(Made in Europe)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터키 항만도시 이즈미트시에 위치한 현대차 터키공장에서 현지 근로자들이 출하 직전의 ‘i10’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 제공
공장을 가보면 그 업체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찾아간 터키공장은 현대차의 선전을 대변하듯 생기가 넘쳤다. 2300t짜리 텐더 프레스가 자아내는 굉음과 용접로봇이 쉴 새 없이 튀기는 불꽃은 활력의 증거였다. 평균 연령 29세인 현지 근로자들의 움직임에서도 굼뜬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현지 프로젝트관리팀 신현두 차장은 “용접로봇 147대를 확보해 용접 자동화율 100%를 달성했다”며 “자동차 차체와 엔진, 변속기 등을 한꺼번에 장착하는 ‘섀시 매리지 시스템’이 새롭게 도입돼 생산성도 향상됐다”고 말했다.
진병진 터키생산법인 공장장은 “터키공장은 이번 증설로 연구개발(R&D)-생산-판매를 잇는 유럽 현지화 네트워크를 완성하는 한편 체코공장과 함께 현대차의 유럽 양대 생산 거점의 한 축으로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9월 양산에 들어간 i10에 이어 내년 10월엔 i20의 후속모델인 ‘GB’(개발명)도 이곳에서 생산돼 터키공장의 존재감은 더욱 커진다.
지난해 8만 5000여대 생산에 그친 터키공장은 올해 10만 2000여대로 20% 증산이 예상된다. 내년 4월 3교대에 들어가고 신규 모델이 투입되면 연 20만대로 늘어나게 된다. 2년 새 생산량이 두 배 이상 커지는 셈이다. 이즈미트(터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2013-11-11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