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타운하우스 ‘북적’… 전세난에 ‘아우성’

도심 타운하우스 ‘북적’… 전세난에 ‘아우성’

입력 2011-11-21 00:00
수정 2011-11-21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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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주택시장 계층별 분화현상 본격화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고급 빌라촌. 지하철 7호선 강남구청역 인근에 자리한 타운하우스에는 요즘 이사 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대형 건설업체가 시공한 타운하우스는 모두 38가구 규모로, 가구내 천장 높이만 3m에 이른다. 번잡한 아파트보다 가구 수가 적고 사생활이 보장되는 이 같은 도심 속 고급주택은 최근 서울 청담동, 서초동, 도곡동, 논현동 등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500㎡ 안팎의 방 4개짜리 타운하우스 가격이 40억원을 웃돈다.”면서 “분수대와 개인 정원 등이 딸려 있어 흙 밟고 살기를 원하는 젊은 강남부자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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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시 중동의 한 최고급 타운하우스. 최근 큰 폭의 선착순 할인분양이 이뤄졌다.
경기 용인시 중동의 한 최고급 타운하우스. 최근 큰 폭의 선착순 할인분양이 이뤄졌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유례없는 전세난이 강타한 올해 주택시장에선 계층별 분화현상이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만 기본 조건은 ‘실수요’로, 저가 주택 수요와 함께 투자 매력을 잃은 고가 주택 수요도 재편되는 중이다.

과거 타워팰리스 등의 고가 아파트가 대세를 이뤘다면 요즘은 저층형 도심 타운하우스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서울 강남 3구에만 가구당 최소 30억원이 넘는 고급 빌라형 타운하우스가 20곳 넘게 자리한다. 미분양으로 신음하던 곳도 있지만, 최근 분양가 조정으로 젊은 부자들이 몰려들면서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설명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수요가 한정돼 있고 경기에 따라 부침이 심하지만 주로 실거주용”이라며 “주택시장의 트렌드가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는 현상 중 하나”라고 말했다.

부유층 사이에선 아예 수도권의 판교나 용인으로 옮겨 단독주택을 짓는 흐름도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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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정부산하 단체의 이사장은 “경기 용인에 수년 전 한옥을 짓고 출·퇴근하는데 아침·저녁으로 꽃향기를 맡으며 아주 만족스럽게 살고 있다.”고 전했다. 건축 인·허가의 7%선에 머물던 단독주택은 올해 12%선까지 뛰어오른 상태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돈 벌기 어렵게 된 답답한 아파트보다 살고 싶은 집에 살자는 사람들이 늘어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른 한편에선 여전히 전세난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강서·서대문·마포·도봉·은평구에선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셋집 구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서대문구는 전세 수요는 감소했으나 물량 부족이 지속되고 있다. 은평구에선 지하철 역세권 및 학군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유입되면서 물량 부족이 더해진 상황이다.

연말 분양시장에선 가격할인에 초점을 맞춘 건설사들의 밀어내기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내년 주택시장이 전망이 밝지 않다는 이유로 ‘손해를 보더라도 일단 팔고 보자.’는 인식이 강하다. 지난달 수원에서 공급된 대우건설의 아파트는 3.3㎡당 분양가가 740만원부터 시작돼 무려 1300여 가구의 물량이 조기에 마감됐다. 3.3㎡당 분양가가 서울지역 평균 전셋값보다 쌌기 때문이다. 이 같은 미분양 털어 내기는 전반적인 주택가격 하락을 부추길 전망이다. .

수도권의 주택가격 약세와 하우스푸어의 주택유지 문제, 소득 감소에 따른 베이비붐 세대 중심의 ‘주거면적 줄이기’ 등 연말부터 주택수요의 기반 약화가 본격화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올해 주택시장의 가격변동은 5% 안팎이었다.”면서 “문제는 최근 경제 불확실성과 물가상승으로 주택거래와 가격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정책 완화에 따른 주택가격 방어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2011-11-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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