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는 것이 힘이고 실천하는 것이 돈이다/최대호 안양시장

[기고] 아는 것이 힘이고 실천하는 것이 돈이다/최대호 안양시장

입력 2011-05-06 00:00
업데이트 2011-05-0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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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방자치단체 예산집행 실태에 대해 관심이 많다. 무모한 수익사업, 국고보조금 부당 사용,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전시행사, 시민회관·박물관·전시관·테마파크 따위의 과시하기 위한 시설물의 건축 등 지자체 예산낭비의 현장도 눈에 거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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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호 안양시장
최대호 안양시장
무개념 탁상행정과 낭비행정으로 혈세를 펑펑 써댄 해당 지자체를 향한 지역주민의 분노와 국민의 질타가 이어지는 건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의 한 인사는 민주주의를 말할 때 ‘선거’ 다음 단계로 ‘세금 감시(監視)’를 꼽았다. 최근엔 ‘세(稅)금 감(監)시 잘해야 일류 시민 된다’는 시민대표단 ‘세감시(稅監市) -CSI(과학수사대)’가 세금낭비 고발 활동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우리 안양시가 국가로부터 27억원의 부가가치세를 돌려받아 시의 재원을 늘리면서 신선한 화제가 되고 있다.

안양시는 2008년 9월 호계체육관 개관에 앞서 2년에 걸친 공사비 260여억원을 일괄 납부한 바 있다. 그런데 앞서 2007년 1월 세법이 개정됐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수익사업의 부가세는 수익이 난 부분에서 공공요금이나 물품구입비, 건물수리·유지보수비 등을 뺀 금액의 10%만 납부하면 그만이었다.

개관과 더불어 볼링장·배드민턴장·탁구장 대관 수익을 올린 호계체육관의 경우 기존에 납부한 공사비의 부가세를 돌려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문제는 우리 안양시와는 달리, 바뀐 규정을 알고 있는 지자체가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시장으로서 관련 사항 검토를 지시했고, 담당부서는 ‘환급’이라는 선물로 화답했다.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단초만을 제시했을 뿐인데, 야무진 일처리와 큰 성과를 낸 직원들이 자랑스럽다. 3개월간에 걸친 고충청구, 경정청구, 이자청구 등을 통해 무려 27억 2000만원을 시의 재정금고로 돌려놓은 것이다.

소문이 나자 많은 지자체에서 문의가 쇄도했다. 그들에게 도움과 조언을 건넨 것 또한 보람이었다. 나부터, 내 주변부터, 작은 것부터 돌아보는 의식에서 큰 성과가 비롯됐으며, 아는 것이 힘이고 실천하는 것이 돈(?)임을 입증한 쾌거가 아닐 수 없었다. 그 돈이 시와 시민을 위해 소중하게 쓰여질 재원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지방자치 20년. 중앙정부의 행정기능 이양과 재원 배분은 정비례하지 않는다. 역으로 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국가사무라는 일방적 명분으로 지자체 재정에 타격을 주기도 하는데, 최근 부동산 취득세 감면 정책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양자 간 재원 배분의 효율성과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지만, 지방정부가 스스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행정기능의 확충은 물론 이에 상응하는 재원의 확보가 중요하다.

이번 부가세 환급을 계기로 우리 안양시는 재정 확충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시민에 앞서 모든 공직자가 ‘세감시(稅監市)-CSI’ 요원이 되어 세입·세출 관련 규정 등을 면밀히 분석해 잘못되거나 불필요한 지출비용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향후 보다 안정적이고 충분하며 신장성 높은 지방세를 확보하고, 다양한 수익사업의 검토 등을 통해 시 재정을 늘리는 방안도 이 참에 요구되는 대목이다.
2011-05-0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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