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천 후폭풍 부른 친박-친노 쏠림 지나치다

[사설] 공천 후폭풍 부른 친박-친노 쏠림 지나치다

입력 2012-03-08 00:00
수정 2012-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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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심각한 공천 몸살을 앓고 있다. 새누리당에선 공천에서 밀려난 친이계 인사들이 연일 반발하고 있다. 민주통합당도 친노계 중심의 공천으로 당지도부 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각 당의 공천이 대선주자나 지도부의 대선전략에 휘둘리면서 국민의 눈높이로 공천혁명을 완수하겠다던 초심이 크게 굴절되고 있는 꼴이다.

어제 새누리당이 3차, 민주당이 6차 공천자 명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내정자를 축하하고 낙천자를 위로하는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곳곳에서 파열음만 들린다. 새누리당은 탈락 의원들이 무소속이나 제3당 출마를 저울질 중인 가운데 엊그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탈당을 선언했다. 민주당에선 법정 다툼까지 벌어질 조짐이다. 당초 서울 동대문갑 경선자로 결정됐다 당 지도부의 전략공천 방침에 따라 배제된 후보들이 공천 무효화 소송을 벼르면서다. 물론 이처럼 공천 결과에 불복하는 모습이 아름다울 순 없다. 큰 틀에서는 분명히 비민주적인 행태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어제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공천위가 엄격한 기준에 따라 심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서울의 친이계 의원 여럿이 탈락한 뒤 자구 모임을 갖고 있다. 이들 중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30% 이상 앞서는 현역이 친박 성향 후보에게 밀리자 원칙보다 대선 전략이 앞선다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비리로 재판 중인 후보를 포함한 486그룹이 대거 공천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파문에 힘입어 배지를 달았다가 18대 총선에서 낙선했던 이른바 ‘탄돌이’들이다. 한명숙 대표 등 친노 성향 지도부와 정체성이 다른 관료 출신이나 호남권 인사들이 대거 낙천했다. 그래서 “2008년엔 무자비했지만 공평했으나, 지금은 기득권 공천이다.”(이인영 최고위원)는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

여야는 탈락자들의 볼멘소리와는 별개로, 공천 과정에서 당초 제시했던 원칙과 기준을 제대로 지켰는지부터 자성해야 한다. 대선 승리만을 지나치게 의식해 팔이 안으로만 굽는 공천으로는 국민을 감동시킬 수 없다. 남은 공천에서도 내 편이 아닌 쪽만 솎아낸다는 말이 나온다면 유력 대선주자들에게도 해가 될 뿐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2012-03-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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