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성고용 확대, 기업 일자리 확보에 달렸다

[사설] 여성고용 확대, 기업 일자리 확보에 달렸다

입력 2014-02-05 00:00
수정 2014-02-0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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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어제 직장여성이 출산과 보육 등으로 중간에 그만두는 경력단절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내놓았다. 육아기에 사용하는 근로시간단축제에 대한 지원금을 인상하고, 사용 기간도 늘려 육아 가정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골자다. 이 제도를 운영 중이지만 이용률이 낮아 지원책을 늘려 활성화하려는 취지다. 정부가 목표로 삼고 있는 2017년까지 고용률 70%를 달성하려면 여성 일자리를 더 만들어야 한다는 포석으로 이해되지만, 절박함이 부족한 느낌이다. 지난해보다 26.3% 늘린 4조 6532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지만, 고용보험법 시행령 등을 손질한 뒤 오는 10월에나 시행되기 때문이다.

세부 지원안을 보면 부부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할 때 두 번째 사용자의 첫 1개월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의 40%에서 100%로 올리고, 상한액도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정했다. 또 육아휴직 대신에 근로시간단축제를 선택하면 급여 외에 받는 근로시간단축 급여를 통상임금의 40%에서 60%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고용 불안으로 육아휴직을 제대로 쓰지 않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계약을 연장할 때 사업주에게 주는 ‘계속고용지원금’도 인상했다. 지원 내용을 보면 제도적인 큰 틀은 어지간히 갖춘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원을 강화한 배경은 여성 근로자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낮아 경력 단절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여건을 고치지 않고서는 고용률 70% 달성이 어렵다는 현실론이 반영됐다. 육아기의 근로시간단축제 이용률이 1%대에 머물고, 육아를 공동으로 책임지는 남성의 육아휴직도 3.3%에 그치고 있다. 이런 여건으로 인해 여성 고용률은 20대에는 남성과 비슷하지만 육아기에 접어드는 30대엔 급격히 떨어진다. 현재 전체 고용률은 64.4%이지만 여성 고용률이 53.9%에 머무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공공기관의 경우 지난해 신규 정규직 가운데 여성 채용은 전년보다 단 1% 증가했다고 한다. 여성의 취업 및 경력 단절의 단면이다.

이번 정책이 강화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정착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산업계는 벌써 정부의 지원 확대만으로는 유인 요인이 크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내놓고 있다. 비용이 증가하는 기업으로서는 당연한 반응이다. 그러나 산업계도 이젠 여성 고용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여성 중에는 남성 못지않은 고급 인력이 많다. 고용 시장에는 평생직장 개념이 조금씩 없어지고, 시간제 고용이 느는 추세이다. 하지만 여성 근로자의 80%가 100인 이하의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이 제도의 정착을 위해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후속 지원책을 제시해야 하는 이유다. 여성의 고용을 확대하려면 일자리를 더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2014-02-0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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