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눈빛/함혜리 논설위원

[길섶에서] 눈빛/함혜리 논설위원

입력 2010-05-31 00:00
수정 2010-05-31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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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눈에 독특한 빛을 담고 있다. 눈빛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말하기도 한다.

포토저널리스트 스티브 매커리가 1984년 파키스탄에 있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촌에서 촬영한 아프간 소녀의 눈빛은 두려움과 공포, 미래에 대한 암울함을 담고 있다. 보석처럼 빛나는 눈동자를 집어삼킨 공포의 정체는 전쟁이다. 폭격으로 부모를 잃고 난민촌에서 하루하루 삶을 이어가는 그녀에게 무슨 희망이 있었겠는가.

매커리는 17년 뒤 이 소녀를 다시 찾아 나선다. 30살이 된 그녀를 찾아낼 수 있었던 열쇠는 강렬한 눈빛과 에메랄드빛 눈동자였다. 그녀의 이름은 샤밧.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었다. 얼굴에는 고달픈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내려앉아 있었지만 눈빛은 예전과 다름없었다. 전쟁이 계속되는 한 그녀의 아름다운 눈빛에서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았다. 샤밧은 눈빛으로 세상에 말하고 있었다. 전쟁을 제발 멈춰달라고. 그래서 내 아이들이 미래와 희망을 갖게 해 달라고.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10-05-3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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