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 사살이후] 침묵하는 탈레반

[빈라덴 사살이후] 침묵하는 탈레반

입력 2011-05-06 00:00
업데이트 2011-05-0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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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마 빈라덴과 동지적 관계를 유지해온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이 그의 사살 소식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이어 가고 있다. 미국에 의한 빈라덴 사살 직후 팔레스타인과 이집트, 소말리아, 파키스탄 등의 이슬람 과격단체들이 빈라덴의 죽음을 순교로 찬양하며 보복을 다짐하는 모습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에 따라 탈레반이 빈라덴 사살을 계기로 알카에다와 결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탈레반과 알카에다의 긴밀했던 관계를 생각할 때 탈레반의 침묵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탈레반 지도자인 무함마드 오마르가 9·11 직후 아프간에 숨어 있던 빈라덴과 알카에다 조직원들을 넘기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아프간 전쟁이 촉발됐고, 그 뒤로 아프간이 과격 이슬람 세력의 ‘대미 성전’에서 중심이 됐던 점을 감안할 때 지금 탈레반의 침묵은 납득하기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탈레반은 빈라덴이 사살된 뒤 이틀 동안 침묵하다 지난 3일에야 ‘빈라덴의 사망을 입증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짧은 성명만 발표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10년간 계속된 전쟁으로 수세에 몰린 탈레반이 빈라덴의 죽음을 계기로 미군과 평화협상을 모색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은 그동안 탈레반에 알카에다와의 관계 단절을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제시, 빈라덴은 탈레반에게도 부담이 돼 왔다.

탈레반 최고 지도부는 최근 미군과 아프간 정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빈라덴, 알카에다와의 거리 두기에 노력해 왔다. 미 하버드대 연구원인 마이클 셈플은 “탈레반 내부에서는 다시 정치체제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탈레반의 중장기적인 존립 방향에 대한 정치적 논의가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탈레반 지도부의 침묵은 젊은 조직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어 내홍에 휩싸일 가능성도 커 보인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2011-05-0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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