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나토에 ‘엑소더스 전술’

카다피, 나토에 ‘엑소더스 전술’

입력 2011-05-13 00:00
업데이트 2011-05-13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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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초과 ‘보트피플’ 강요 조난사 유도… “나토 비극 초래” 비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두 달 가까운 융단폭격에 가까스로 버티고 있는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이번에는 ‘대탈출 유도 작전’ 카드를 빼들었다. 서방의 군사작전에 놀라 유럽으로 피신하려는 아프리카 이주민들이 항해조차 어려운 낡은 배에 타도록 해 조난사고를 유도, “나토가 비극을 초래했다.”고 비난하겠다는 속내다. 카다피가 변칙 전술을 구사하자 나토는 당황하는 눈치다.

카다피 정부 관계자는 11일(현지시간) “우리는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보트에 정원을 넘겨 승선하는 것을 막지 않고 있다.”며 ‘유럽을 향한 위험한 항해’를 방조하고 있음을 시인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앞서 지난 9일 아프리카 난민 600여명을 태우고 항해하던 한 선박은 리비아 근해에서 침몰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 3월 말 리비아 트리폴리를 떠나 이탈리아 람페두사섬으로 향하던 난민선도 조난당해 61명이 숨졌다. 특히 나토군이 구조 요청을 받고도 외면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비판이 쏟아졌었다.

또 카다피군 소속 일부 군인들은 난민들에게 총구를 겨누며 작은 배에 올라탈 것을 강요했다고 유엔의 고위 관계자들이 증언했다.

최근 리비아를 탈출한 한 난민은 “배가 정원이 넘어 타지 않으려 했으나 정부 소속 군인들이 하늘에 총질하며 윽박질러 죽을 각오로 배에 올랐다.”고 전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후 1만 2360명의 난민이 리비아를 떠나 유럽으로 향했다. 이 가운데 10%가 익사하거나 저체온증, 음식물 부족 등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동안 종적을 감췄던 카다피가 11일 만에 국영 TV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방영된 영상에서 부족 대표자로 보이는 참석자와 함께 앉아 있었다.

카다피가 모습을 드러낸 지 수시간 뒤 나토군은 트리폴리의 카다피 관저 단지를 폭격해 6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했다고 리비아 당국은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리비아 반군은 정부군과의 접전 끝에 서부의 핵심거점인 미스라타를 장악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1-05-1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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