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 이탈리아, 이번에도 일어설까

‘오뚝이’ 이탈리아, 이번에도 일어설까

입력 2011-11-10 00:00
업데이트 2011-11-1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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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금융 역부족인 ‘大馬’…살길은 자력갱생뿐

전후 각종 위기 속에서도 온 국민이 일치단결해 국가 경제와 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해온 7전8기의 이탈리아가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탈리아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 사퇴 발표에도 국채금리가 7%를 넘어서면서 이미 디폴트(채무불이행)로 간주되는 수준까지 도달했고, 국제금융시장에서도 이탈리아의 부채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외부의 구제금융 지원으로는 부족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흔히 말하는 ‘대마불사(Too big to fail)’가 아니라 ‘구제하기엔 너무 큰 대마(Too big to bail out)’가 돼버린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탈리아가 과거 각종 정치·경제적 위기를 극복해온 저력이 있는 만큼 이번 경제위기도 어렵게나마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전후 파시즘의 대격변을 극복한 것을 비롯해 1992년, 1995년의 경제위기 등에서도 헤쳐나온 경험이 있는 만큼 이탈리아 국민의 일치단결하는 능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1992년 여름 이탈리아 리라화가 국제금융시장에서 공격을 받아 도산 직전까지 몰렸을 때 줄리아노 아마토 당시 총리는 이탈리아 국가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모든 국민의 국내은행 계좌에서 일정액을 강제 징수하는 충격적인 조치를 단행했었다.

예금액 1천리라당 6리라를 징수하는 당시 조치로 인해 이탈리아 국민은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지만, 국가의 존립과 미래가 달린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점을 인식하고 충격적인 조치를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1995년 경제위기 때도 람베르토 디니 당시 총리는 정부를 정치인이 아닌 전문 기술관료들로 채우고 가혹할 정도의 연금개혁을 단행해 재정을 안정시켰다.

당시 개혁이 성공하지 못했다면 이탈리아가 현재 유럽연합(EU) 회원국 지위를 유지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탈리아 국민은 경제위기뿐 아니라 1978년 전 국민을 충격에 휩싸이게 했던 알도 모로 총리의 납치 살해사건이나 1990년 월드컵 개최, 2009년 G8 정상회담 개최 등에서도 단합을 통해 난관을 극복하고 임무를 완수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준 바 있다.

현재 유로존(유로사용 17개국)내 3위의 경제 대국인 이탈리아의 공공부채는 약 1조9천억 유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에 달한다.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 스페인 등의 공공부채를 합친 것보다 많은 규모다.

만기 도래한 채권을 막고 기존 채무의 이자를 갚는 데에만 내년 말까지만 약 4천억 유로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지만 현재 남아있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재원으로는 부족하다.

미국 메릴랜드대 스미스 경영대학원의 피터 모리치 교수는 “이탈리아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0% 수준이고 국채 금리가 5.0% 이하라면 견뎌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독자 생존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지난 2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0.3% 성장하는데 그쳤고 올해 전체로는 0.7%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되며 국채금리는 현재 7%를 넘는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이탈리아에서는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후임으로 유럽연합(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을 지냈던 밀라노 보코니대학의 마리오 몬티 총장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탈리아 국민이 과거 일치단결했던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주지 않는다면 아무리 능력 있는 인물이라도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로마 루이스대학의 로베르토 달리몬테 교수는 “이탈리아는 의존할만한 많은 자산을 갖고 있으므로 함께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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