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 FBI 본부 ‘골골’

36세 FBI 본부 ‘골골’

입력 2011-11-12 00:00
수정 2011-11-12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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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노화·인원초과로 기능상실

미국 공권력의 상징인 연방수사국(FBI) 건물이 중병을 앓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워싱턴DC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 있는 FBI 본부(에드거 후버 빌딩) 사무실 곳곳에 물이 새 깡통으로 받쳐놓고 있는 실정이다. 지은 지 36년 된 이 건물은 10여년 전부터 노화현상이 나타났지만 예산 부족으로 수리가 미뤄지면서 지금은 한계에 다다랐다. 연방회계감사원(GAO)은 지난 9일 보고서에서 ‘FBI 건물은 기능을 상실했다.’고 결론내렸다.

이 구식 건물은 효율성도 떨어진다. 건물 중앙부의 뜰과 긴 복도 등을 빼면 실제 사용 가능한 면적은 전체 22만㎡의 53%밖에 안 된다. 또 창문에서 떨어져 있는 사무 공간은 햇빛이 들지 않아 우중충한 분위기다. 여기에 9·11테러 이후 본부 요원 수가 급증하면서 건물은 포화상태다. 10년 전 9700명이었던 인원이 지금은 1만 7300명으로 2배가량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일부 부서가 본부 밖으로 세를 얻어 나가면서 연간 임차료만 1억 7000만 달러가 소요된다. 건물이 일반인의 접근이 쉬운 도로변에 둘러싸인 것도 문제다. 9·11 이후 테러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GAO 보고서는 “FBI는 더 이상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 새 건물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돈이다. 현재 미국 정부는 재정적자로 신음하고 있어 여력이 없다. FBI를 회생시킬 수 있는 방안은 세 가지 중 하나다.

1안은 현 건물을 리노베이션하는 것이다. 이 경우 테러 위험이 해소되지 않는 데다 공사가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다. 14년간 공사비와 직원들이 옮겨 일할 장소의 임차료를 합쳐 17억 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2안은 현 건물을 허물고 그 자리에 새 건물을 짓는 것이다. 역시 테러 위험이 남고 9년간 8억 5000만 달러가 들 것으로 예상된다. 3안은 다른 곳에 새 건물을 지어 나가는 것으로, 테러 위험을 해소할 수 있고 공사가 짧다. 7년간 10억 2000만 달러가 든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1-11-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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