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정복했다”… 추가인질 가능성

시위대 “정복했다”… 추가인질 가능성

입력 2011-11-30 00:00
업데이트 2011-11-30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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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시위대 英대사관 난입 안팎

핵개발 의혹을 둘러싼 이란과 서방측 갈등이 테헤란 주재 영국대사관에서 폭력사태로 분출했다.

영국이 이란을 겨냥해 경제제재 조치를 취한 것에 분노한 이란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시위대 수천명은 29일(현지시간) 영국 대사관에 난입해 대사관 직원 6명을 인질로 잡고 영국 국기와 각종 기물을 파괴했다고 영국 공영 BBC방송과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30여년 전 발생했던 미국인 인질사건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란 인질사건이란 1979년 11월부터 1981년 1월까지 444일 동안 미국인 50여명이 이란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인질로 억류돼 있던 사건을 말한다. 팔레비 독재 왕정의 친미 노선과 그에 대한 미국의 지원에 반발하며 발생한 이슬람 혁명 이후 반미감정이 폭발하면서 과격파 학생 시위대가 일으킨 이 사건은 이후 30여년에 걸친 양국 갈등의 뿌리가 됐다.

가디언에 따르면 시위대는 대사관을 “정복했다.”고 표현했으며, 일부는 영국 여왕 상징물을 떼어내 버리고 영국 국기에 해골을 그리거나 영국 국기를 불태우고 짓밟았다.

영국대사관은 정상 업무 시간은 끝났지만 대사관 내에 얼마나 많은 직원이 남아 있는지 알 수 없으며, 6명 외 추가적으로 내부에 갇힌 직원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란 관영 파르스통신은 이번 시위 배경에는 1년 전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암살한 이란 핵 과학자 마지드 샤흐리아리에 대한 추모가 자리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국기를 불태운 시위대가 이 과학자의 사진을 들고 있었다는 것이다.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영국대사관을 폐쇄하고 영국 외교관들을 추방하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었다.

초유의 사태를 맞은 영국 정부는 국제법 위반을 언급하며 강력한 분노를 표현했다. BBC방송에 따르면 영국 외무부 관계자는 “그것은 잔인무도한 짓이다.”면서 “용납할 수 없는 사태다.”라고 규탄했다. 이어 “이란 정부는 국제법적으로 현지에 있는 대사관과 외교관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시위를 즉각 중단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2011-11-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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