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지진 그 후 1년] 한국경제 영향은

[日 대지진 그 후 1년] 한국경제 영향은

입력 2012-03-05 00:00
수정 2012-03-0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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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철강 등 반사 이익 2월 대일수출 30%↑

동일본 대지진 1년을 정리해 달라는 요청에 국내 경제 전문가들이 보인 공통된 반응이다. 대지진으로 일본은 생산시설의 상당 부분이 파괴됐다. 그 여파로 소니(IT) 등 일본의 간판 회사들이 휘청거렸다. 이는 경쟁 관계인 한국 제품의 수요 증대로 이어졌다.

지식경제부가 집계한 올 2월 실적만 놓고 봐도 자동차(60.2%), 철강(44.4%), 석유제품(41.9%) 등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급증세를 보였다. 엘피다의 파산으로 삼성전자는 연일 최고 주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충격에서 벗어난 일본이 본격적인 시설 복구에 나서면서 원자재 등의 수입을 늘린 것도 국내 기업의 수출 신장세에 한몫했다. 지난달 일본으로의 수출은 35억 5000만 달러(잠정치)로 전년동월 대비 30% 증가했다.

안병화 지경부 수출입과장은 “일본의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이 붕괴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이 촉진된 측면이 있다.”면서 “일본 기업들이 아예 우리나라에 생산시설을 지으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전했다. 김영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예상치(272억 달러)를 웃도는 흑자(276억 5000만 달러)를 낸 데는 일본 지진의 영향도 컸다.”고 분석했다. 수출 호조로 경상흑자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작년 수출액은 5565억 1000만 달러(통관 기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3.6% 경제 성장으로 이어졌다.

물가에 미친 영향도 당초 우려와 달리 크지 않았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이재랑 한은 물가분석팀장은 “지진 직후 일시적으로 일부 품목의 가격이 올랐지만 연간으로는 별 영향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식탁문화에는 변화를 가져왔다. 밥상에서 생태탕을 찾아보기 어려워진 것이다. 우리나라는 생태를 일본에서 전량 수입해 왔다. 수산물값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것도 지진 여파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수산물 가격은 전년동월 대비 1.8%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제 경제적인 득실보다는 일본이 지진에서 얻은 교훈 쪽으로 관심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장은 “일본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분산투자하고 재고 관리에 들어가는 등 과거와는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진이 가져다 준 변화라며 국내 기업들도 이 같은 교훈을 배우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황 실장은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12-03-0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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