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첫 여성전용 인터넷카페… 이름은 ‘살라 굴’

아프간 첫 여성전용 인터넷카페… 이름은 ‘살라 굴’

입력 2012-03-10 00:00
수정 2012-03-10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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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거부하다 폭행당한 소녀 이름 차용

여성 인권이 열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 전용 인터넷 카페가 8일(현지시간) 처음 문을 열었다.

세계 여성의 날인 이날 히잡을 착용한 한 무리의 젊은 여성들이 수도 카불 중심의 여자고등학교 인근에 위치한 작은 카페 안으로 몰려 들어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아프간 현지 활동가 단체인 ‘변화를 바라는 젊은 여성들’ 회원들이 마련한 카페에는 영국의 자선단체가 기부한 중고 노트북 컴퓨터 15대와 키 낮은 나무 책상, 여성이 앉을 수 있는 쿠션 등이 비치돼 있다. 요금은 시간당 1달러이며 월 운영비 1000달러는 국내외의 기부로 충당할 예정이다.

카페 이름은 지난해 시집 식구들의 성매매 요구를 거부하다 잔인하게 폭행당한 15세 소녀 살라 굴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카페 설립을 주도한 아크리마 모라디(25)는 “아프간 여성들이 두려움 없이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한 안전한 장소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근로와 여행의 자유가 박탈된 아프간 여성들이 성적 학대와 욕설, 원치 않는 남성들의 눈길에서 자유로워지고 바깥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카페 설립의 취지라고 회원들은 설명했다.

하지만 남녀 분리와 남편의 부인 폭행 등을 허용하는 탈레반에 의해 카페가 공격당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자원봉사 남성인 모하마드 자와드 알리자다(29)는 “우려할 만한 탈레반의 위협이 계속 있을 것”이라면서 “그렇다고 해도 우리는 (여성 인권을 향한 노력을)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2012-03-1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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