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분만후 태아 산 채로 살해…美 의사에 일급살인죄

유도분만후 태아 산 채로 살해…美 의사에 일급살인죄

입력 2013-05-14 00:00
수정 2013-05-1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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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병원서 빈곤층 여성상대 낙태시술…최고사형 가능

“당신이 사람입니까?”(에드 캐머런 펜실베이니아주 검사)

임신 후기의 태아를 자궁에서 꺼내 살해하는 방식으로 낙태 시술을 행해 미국 사회를 경악게 한 의사가 최고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유죄평결을 받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 주 법원 배심원단은 자신이 운영하는 낙태전문 병원에서 태아 3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커밋 고스널(72)에게 13일(현지시간) 일급살인죄 평결을 내렸다.

가정의학의인 고스널은 유도분만을 통해 태아를 산 채로 나오게 한 뒤 척수를 의료도구로 자르는 등 잔혹하게 살해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일례로 한 태아는 낙태 당시 30주 정도로 많이 자란 상태였다며 고스널은 “버스도 타러 갈 수 있겠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그는 이 같은 수법으로 주법이 금지하는 임신 후기 낙태 시술을 일삼아 왔다고 병원의 전직 직원들은 증언했다. 그가 태아 최소 30명을 살해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펜실베이니아주 정부는 임신 24주가 지나고 나서는 낙태하지 못하도록 주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는 당초 태아 4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이 가운데 3명에 대해서만 유죄가 인정됐다.

지난 2009년 낙태 시술을 받은 부탄 이민자에게 진통제와 유도분만용 약물을 과다 처방해 숨지게 한 혐의(과실치사)에 대해서도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검찰은 고스널이 이런 수법으로 지난 30년 동안 수천 건에 이르는 낙태 시술을 해 연간 180만 달러에 이르는 소득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의 주요 고객인 빈곤층 유색인종 여성들은 낡은 의료기기와 자격 요건도 갖추지 못한 의료진 등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시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애드 캐머런 담당검사는 더럽고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고스널의 병원을 ‘공포의 집’으로 묘사했다.

이 사건은 미국에서 낙태를 둘러싼 논란이 재연되는 계기가 됐다. 주 정부의 관리소홀 문제도 제기돼 보건 당국 고위 관계자 2명이 해임되는 등 후폭풍이 일었다.

고스널은 최고 사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배심원단은 이달 21일부터 양형심리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고스널 박사를 대리하는 잭 맥마혼 변호사는 “(고스널이) 실망하고 화가 난 상태”라며 항소 여부에 답변을 거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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