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인생조언 “불확실성 두려워마라…배우자 중요”

버냉키 인생조언 “불확실성 두려워마라…배우자 중요”

입력 2013-06-03 00:00
수정 2013-06-0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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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턴대 졸업생들에 “부모에 전화해라” 등 ‘10가지 제안’

“12년 전 전 여기 대학에서 1학년 경제학 개론을 가르치며 교수 회의 빠질 궁리나 했습니다. 그런데 전화가 왔어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오라는 얘기였죠. 인생은 참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말 몇 마디로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경제 대통령’ 벤 버냉키 미국 연준 의장이 자신이 강의한 프린스턴대의 졸업식 축사를 맡아 삶에 대한 믿음과 소탈한 유머감각을 드러냈다.

그는 경제 현안 외의 다른 주제에는 공적 발언을 한 적이 거의 없다.

미국 CNN방송과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등에 따르면 버냉키 의장은 2일(현지시간) 프린스턴대 졸업 예배에서 ‘졸업생을 위한 10가지 제안’이라는 주제로 축사했다. 그는 프린스턴대에서 1985년부터 2002년까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버냉키 의장은 인생의 불확실성을 두려워 말라고 충고하면서 ‘삶은 초콜릿 상자처럼 경이롭다’라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대사를 인용했다. 그는 이 말을 한 주인공인 바보 검프를 두고 ‘우리 시대의 철학자’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변변한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정직하고 성실한 노동으로 가족을 부양해온 사람들을 표피적으로 성공한 부류보다 더 존중해야 한다”며 근면함을 예찬했다. “이런 사람들이 같이 맥주 마실 때 더 재미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전공인 경제학에 대해서는 “정책 입안자들에게 과거에 왜 잘못된 선택을 했는지 설명하는데 탁월한 분야지만 미래에 관한 설명은 그렇지 못하다”고 비꼬았다. 그는 이어 “신중한 경제학적 분석은 그래도 논리적 일관성이 없고 데이터가 들쭉날쭉한 생각을 없애주는 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버냉키 의장은 ‘좋은 배우자를 택하라’는 제안에서는 “외모를 보지 말라는 뜻이 아니고 사실 미(美), 로맨스, 성적인 매혹을 좋아한다. 이런 게 없으면 영화 중심지 할리우드나 미국 광고업계가 존재라도 할 수 있었겠느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35년의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한 사람으로 얘기하지만, 삶이라는 여행에서 좋은 동반자를 택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모에게 가끔 전화를 하라’는 제안도 하면서 “졸업생들도 언젠가 아이들이 전화를 해줬으면 때가 온다. 그리고 누가 대학 등록금을 내줬는지를 기억하라”고 했다.

내년 1월 연준 의장 임기가 끝난 이후의 거취도 농담거리가 됐다.

그는 “프린스턴대에 내 휴직 상황에 대해 최근 문의했는데 교수직에 적격자가 너무 많아 탈이라는 답장이 왔다”고 했다. 배포한 연설문 말미에는 “언론 공지: 이 말은 사실 농담이고 프린스턴대 휴직은 2005년에 만료됐습니다”는 주석이 붙었다.

이번 축사 전문은 연준 웹사이트(http://www.federalreserve.gov/newsevents/speech/bernanke20130602a.htm#f1)에 게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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