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중국 무대로 활발한 외교전

남·북, 중국 무대로 활발한 외교전

입력 2013-06-21 00:00
수정 2013-06-2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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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무대로 한 한국과 북한의 외교전이 긴박하게 벌어지고 있다.

한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1일 베이징을 방문,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접촉에 나서고 다음 주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예정된 가운데 북한의 김계관 외무상 제1부상이 베이징에서 중국과 제1차 전략대화를 개최하고 외교분야 주요 인사를 만나는 등 남북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조태용 본부장은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일 3국 6자회담 대표 회동을 통해 북한 비핵화 문제와 최근 북한의 대화공세 대응방안 등에 대한 협의를 마치고서 곧바로 베이징을 찾는다.

조 본부장은 베이징에서 우다웨이 특별대표를 만나 워싱턴 회동 결과를 전달하고 중국의 대응을 포함한 후속대책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본부장은 아울러 제1차 북ㆍ중전략대화 결과와 북한의 ‘조선반도 비핵화’ 언급 및 북ㆍ미고위급대화 제의 배경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ㆍ미ㆍ일 6자회담 대표들은 워싱턴 회동에서 지난해 2월 미국과 북한이 공동 발표한 ‘2.29 합의’에 규정된 ‘비핵화 사전조치’더욱 강한 의무를 북한이 이행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다음 주 중국방문과 이에 따른 한ㆍ중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의 비핵화 문제와 6자회담 등 대화재개 문제가 깊이 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북한은 지난 5월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로 중국에 파견한 데 이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베이징으로 보내 지난 19일 중국과 첫 전략대화를 개최하는 등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잇단 전쟁위협 등으로 초래된 ‘북핵비토’ 국면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북한은 김계관 제1부상을 베이징으로 보내기에 앞서 국방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발표, 미국과의 고위급 대화를 제의하는 등 국면전환을 위해 대화공세를 폈다.

김 제1부상은 베이징에서 북ㆍ중전략대화를 마친 후 다롄(大連)을 방문하고서 20일 밤 베이징으로 돌아왔다. 김 제1부장은 21일 중국의 왕이(王毅)외교부장과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을 만나 북ㆍ중관계 복원, 한반도 비핵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중국방문 문제 등 양자간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서 22일 북한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제1부상이 북한과 중국을 잇는 중요한 해상 통상 거점인 다롄을 방문한 것은 최근 중국의 통관 및 교역 제재를 완화해 달라는 무언의 요구를 담은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김 제1부상은 최룡해 특사처럼 6자회담 등 대화를 통해 핵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히는 등 중국의 대화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를 보였다.

이처럼 한국과 북한이 중국을 상대로 외교전을 벌이는 것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큰 데다 최근 북한 핵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강경해지면서 과거와는 다른 외교지형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어떤 상황에서도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겠다”며 북한 핵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등 북한 핵에 대한 반대 수위를 높이고 있고 북한 제재도 시행하고 있다.

한국은 북한 비핵화에 관해 중국과의 공통분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활용, 북한 핵 해결에 실질적인 진전을 거둘 수 있는 대화와 협상이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중국에 강조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등은 또 북한에 가진 영향력을 활용, 중국이 북한의 진정성 있는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중국과의 전통적인 우호관계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핵포기 압력이 심해지고 중국마저 이에 가세하면서 북한이 외교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복원을 위해 ‘조선반도 비핵화’가 김일성, 김정일의 유훈이라고 강조하고 적극적인 대화공세에 나서는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북한의 대화공세 등으로 한반도 정국에서 대화국면이 조성될 기미를 보이는 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변화”라며 반기고 있다. 이에따라 중국은 한국과 북한은 물론 여타 한반도 관련 단체나 국가에 한반도 안정과 대화를 적극적으로 촉구하면서 6자회담 재개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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