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별로 언어·인지능력 생후 18개월부터 큰 차이”

“소득별로 언어·인지능력 생후 18개월부터 큰 차이”

입력 2013-10-23 00:00
수정 2013-10-23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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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대화 많이 하는 고소득층 아이가 어휘능력 30% 높아져

어린이들의 언어·인지 능력이 부모의 소득에 따라 생후 18개월부터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 차이가 드러나는 것으로 확인된 생후 36개월보다 더 단축된 것이어서 영유아 단계에서의 교육 중요성이 높아졌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과 앤 페르날드 교수의 연구를 보면 고소득층 가구의 18개월된 아이들이 저소득층 아이들보다 어휘 ·인지 능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생후 18개월된 고소득층 가구의 아이가 개, 공 등 기본적인 단어를 나타낸 그림을 저소득층 아이들보다 더 빠르게 구분해낸 것이다.

특히 생후 24개월 단계에 이르면 고소득층 가구의 아이가 저소득층 아이에 비해 어휘 구사능력이 30%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주로 전문직에 종사하는 고소득층 가구의 부모가 저소득층 가구의 부모보다 아이들에게 더 많이 말을 거는 덕분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에 생활고에 지친 저소득층 가구의 부모는 아이들과 대화를 할 만한 정신적·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소득층 가구 출신 아이는 36개월 단계에 이르면 저소득층 가구의 아이들보다 3천만번이나 단어를 더 듣게 되는 엄청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말하기와 어휘 구사 능력은 읽고 이해하는 독해력과 밀접하게 연결돼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저소득층 아이는 학교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읽기 수업을 할 때 엄청나게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이번 연구는 가구 소득 등에 따라 생후 36개월 단계에서부터 아이의 어휘·인지 능력이 판가름된다는 기존 연구 결과보다 개월 수가 앞당겨진 것이어서 영·유아 단계 가정교육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저소득층 어린이에 대한 조기교육 문제를 다루는 시민·사회 단체 ‘생후 첫 5년’의 크리스 페리 국장은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가구 아이들의 차이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책을 읽어주거나 아이들과 놀아줄 때 서로 묻고 답하거나 대화하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했다.

조기교육 열풍이라는 치맛바람이 아닌 따뜻한 가족과의 대화가 가장 훌륭한 학습방법이라는 것이다.

특히 저소득층 가구라 하더라도 아이들과 자주 대화를 하면 아이들의 어휘·인지 능력이 늘어난다고 페르날드 교수는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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