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와실록, 일왕 야스쿠니 참배중단 이유 명시 안해

쇼와실록, 일왕 야스쿠니 참배중단 이유 명시 안해

입력 2014-09-09 00:00
수정 2014-09-0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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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전범 합사 때문’ 도미타 메모 사실상 인정한 것” 해석도

일본의 전쟁과 패전 후 역사를 담은 쇼와(昭和)일왕(1901∼1989)의 실록이 일왕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중단 이유를 끝내 명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궁내청이 완성한 “쇼와천황실록”(昭和天皇實錄)의 1988년 4월 28일 기록에는 “야스쿠니 신사의 이른바 A급 전범 합사, (일왕 자신의) 참배에 관해 말하다”라는 서술이 있다.

이는 쇼와 일왕이 황거(皇居) 내 후키아게교엔(吹上御苑)에서 도미타 도모히코(富田朝彦·사망) 당시 궁내청 장관을 만났을 때 한 발언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실록은 쇼와 일왕이 도미타 장관에게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A급 전범에 관해 구체적으로 어떤 언급을 했는지 내용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또 실록에는 2006년에 도미타 장관의 메모로 보이는 자료에 관해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2006년 7월 20일 닛케이가 “어느 때 A급 전범이 합사됐다”, “그래서 나는 그 이후 참배하지 않는다. 그것이 내 마음이다”는 쇼와 일왕의 발언이 도미타 메모에서 확인됐다고 보도한 사실을 염두에 둔 서술이다.

쇼와 일왕은 패전 후 1975년 11월까지 야스쿠니 신사를 8번 참배했으나 A급 전범이 합사된 1978년 이후에는 참배하지 않았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명시되지는 않았으나 실록의 내용은 A급 전범이 합사된 것 때문에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중단했다는 도미타 메모의 내용과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쇼와 일왕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에 관해 측근에게 말한 것이 기재됐고 출전이 명시된 것은 말한 내용까지 기재돼 있지 않더라도 사실상 인정한 것과 같다”는 후루카와 다카히사(古川隆久) 니혼(日本)대 교수(일본근대사)의 발언을 소개했다.

반면 보수성향의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닛케이가 도미타 메모를 보도한 사실이 실록에 언급됐지만 “내 마음”에 관해서는 실록이 다루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부각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실록이 일왕의 발언을 직접 인용으로는 많이 다루고 있지 않으며 일왕의 전쟁 책임이나 퇴위 문제에 관한 부분에서는 궁내청이 신중한 태도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궁내청 측은 “사회적 반향, 영향이 컸기 때문에 (닛케이의) 보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기재했다”며 “메모의 해석은 여러 가지며 A급 전범의 합사와 쇼와 일왕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중단을 다룬 도미타 메모나 보도 내용을 시인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왕과 도미타 장관과의 면회와 보도가) 완전히 관계없는 것은 아니다”며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이 신문은 실록이 쇼와 일왕의 동정을 서술하는 근거로 도미타 메모를 약 180차례나 인용했다며 사료로서의 가치를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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