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석방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베트남 여성 도안티 흐엉.
콸라룸푸르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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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엉은 변호사를 통해 “정말 행복하고, 모든 이들에게 매우 감사드린다. 당신들 모두를 사랑한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변호사는 “입이 귀에 걸리도록 웃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흐엉의 모습을 전했다.
흐엉은 이날 저녁 7시 15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베트남 국적 여객기를 이용해 고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흐엉은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7·여)와 함께 2017년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받아왔다. 시티와 흐엉은 VX가 묻은 옷가지를 객실에 방치하는 등 증거조차 없애지 않은 채 어슬렁거리다가 범행 2∼3일 만인 2017년 2월 15일과 16일 잇따라 체포됐다.
CCTV에 찍힌 김정남 피살 장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2에서 독극물 공격을 받는 장면을 담은 CCTV 영상이 일본 TBS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메디컬 클리닉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쓰러진 김정남이 의료진에 의해 실려나가고 있다. 2017.2.20 [TBS 유튜브 캡처=연합뉴스]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을 모두 놓쳐버린 말레이시아 검찰은 시티와 흐엉의 유죄를 입증하는데 열을 올려왔지만, 올해 3월 11일 시티에 대한 공소를 돌연 취소하고 그를 석방했다. 지난달 1일에는 흐엉의 살인 혐의를 철회하고 상해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흐엉의 석방으로 김정남 암살에 연루됐던 인물들은 전원 자유의 몸이 됐으며 김정남 암살을 지시한 배후의 실체는 영원히 미궁으로 남게 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