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中 갈등 속 첫 화상 정상회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8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에 참석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의결을 위해 투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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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원대한 수준의 투자협정 기대”
유럽연합(EU)이 중국과의 화상 정상회의에서 ‘채찍과 당근’을 함께 제시했다.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철회를 요구하면서도 중국에 숨통을 틔워 줄 전면적 투자협정을 반드시 체결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2일(현지시간)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화상 회의를 가진 데 이어 시진핑 국가주석과도 면담했다. 지난해 12월 EU 지도부가 출범한 뒤 처음 이뤄진 공식 정상회담이다. 최근 EU가 “중국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세계가 감염병에 대응할 시간을 벌어 주려고 희생했다’는 가짜뉴스를 퍼뜨렸다”고 비판해 양측 간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진행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회담에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강행하면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재고를 촉구했다. 지난 19일 유럽의회는 홍콩보안법이 실제 시행되면 EU가 중국을 유엔 최고법정인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해 제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EU 고위 관리는 “우리는 중국과 협력할 준비가 됐다. 하지만 우리는 중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에 걸맞은 책임을 짊어지길 원한다”면서 “감염병 사태로 일부 EU 국가들의 불만이 커졌다”고 AP통신에 전했다.
그럼에도 양측은 연내 포괄적인 투자협정을 체결하기로 한 기존 합의를 재확인했다. 그간 EU는 중국에서 사업하는 유럽 기업들이 EU에서 활동하는 중국 기업과 같은 수준의 대우를 받지 못한다며 대책 마련을 주장해 왔다. 중국도 머지않아 자국 내 미국 기업이 대거 빠져나갈 수 있다고 보고 새 자본 찾기에 나선 상태다. 투자협정 마련에 대한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진다. 리커창 총리는 “양측 지도부는 원대한 수준의 협정을 체결하기를 기대한다. 가능한 한 빨리 공정한 경쟁에 합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20-06-24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