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욕 “어린이 패션모델 자정 전 귀가시켜야”

美 뉴욕 “어린이 패션모델 자정 전 귀가시켜야”

입력 2013-10-23 00:00
수정 2013-10-2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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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모델 고용규제 강화…어린이 연기자와 같은 수준으로

미국 뉴욕주가 미성년 패션모델에 대해 자정 전에 집으로 돌려보내고 간호사와 개인교사를 제공토록 하는 등 고용규제를 대폭 강화한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패션업계에서 활동하는 18세 미만 모델들에 대해 어린이 연기자와 같은 수준의 노동 환경을 보장하는 내용의 법안에 최종 서명했다고 현지 노동단체들이 22일 전했다.

이 법의 주요 내용은 미성년 모델들의 근로시간을 다음날 학교에 가야하는 주중에는 자정, 주말에는 밤 12시 30분까지로 제한하는 것이다.

또 고용주인 디자이너들은 모델들이 성년이 되기 전까지 임금의 15%를 신탁계좌로 보내야 하고, 모델이 3일 이상 연속해서 결석해야하는 경우는 개인교사를 제공해야 한다.

아울러 16세 미만 모델은 매니저와 소아과 치료 경험이 있는 간호사가 업장에 상시 대기해야 하고, 고용주나 보호자가 이를 어기면 최대 3천 달러(약 316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는 패션업계에 섭식장애와 인종차별, 성적 학대에 대한 논란이 만연한 데 따른 조치다.

뉴욕주 다이앤 사비노 상원의원과 스티븐 오티스 하원의원이 공동발의한 이 법은 서명일로부터 30일 내 발효된다.

이를 계기로 파리, 런던 등과 함께 세계 패션의 중심으로 꼽히는 뉴욕 패션업계의 고용 구조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젊음과 깡마름을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칭송하는 패션업계에서 성공하기 위해 모델들은 비교적 어린 나이에 데뷔해 경력을 쌓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처럼 어린 모델들은 성인보다 성적 학대 등에 쉽게 노출되지만,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재정 ·교육적 지원은 크게 부족하다고 법은 지적했다.

지난해 출범한 미국 패션모델 권익 옹호단체 ‘모델 동맹’(Model Alliance)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모델들은 새 법에 앞다퉈 환영의 뜻을 전했다.

11살의 어린 나이로 데뷔해 정상에 오른 우크라이나 출신 모델 겸 영화배우 밀라 요보비치(38)는 “여태껏 패션업계 미성년자들이 아동 연기자들과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작년 5월에는 세계 최고 권위의 패션지인 ‘보그’가 16세 미만 미성년자와 “섭식장애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모델을 고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미국 패션디자이너협회(CFDA)는 미성년 모델의 활동 범위를 대폭 규제한 새 법으로 내년 2월 열리는 ‘뉴욕패션위크’ 모델 캐스팅 시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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