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나치 전범 프리프케… 시신까지 실종?

갈 곳 없는 나치 전범 프리프케… 시신까지 실종?

입력 2013-10-18 00:00
수정 2013-10-1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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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당시 수백명을 학살하고도 끝내 사과 없이 사망한 나치 전범 에리히 프리프케를 둘러싼 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극악한 전쟁범죄에 대한 사람들의 반감 때문에 장지는커녕 장례식장도 못 구해 장례를 치를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시신이 실종됐다는 전언까지 나왔다.

프리프케 유족의 변호인인 파올로 지아치니는 1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뉴스방송 SkyTG24에 “프리프케의 시신이 든 관이 없어져 가족들이 찾고 있다”고 밝혔다.

지아치니는 지난 15일 로마 교외의 한 신학교에서 치르려던 장례식이 항의 시위대와 극우파 간의 충돌로 무산되는 과정에서 30여명이 관을 들고 나갔다고 말했다.

현지 라디오 방송은 프리프케의 관이 로마 인근의 군 기지에 있다고 보도했지만 지아치니는 시신을 누가 어디에서 보관하고 있는지를 이탈리아 당국이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회 같은 사적인 공간에서 보관 중이던 관을 명령이나 공지도 없이 강제로 가져간다는 건 이 나라에서 듣도 보도 못한 일”이라며 “우리는 명확한 설명을 원한다”고 말했다.

나치 무장친위대 대위 출신인 프리프케는 1944년 3월 독일군이 로마 외곽에서 레지스탕스 대원, 유대인, 어린이 등 335명을 학살하는 것을 주도한 혐의로 1998년 이탈리아 법정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2차대전 종전 뒤 아르헨티나로 도망쳐 호텔 지배인 등으로 일하며 살던 그는 40여년 만에 죄가 드러난 뒤에도 사과하지 않고 “상부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는 변명만 남겼다.

프리프케는 가택연금 형태로 형을 살다 15년만인 지난 11일 100세 나이로 숨졌다.

아르헨티나의 부인 묘에 묻히고 싶어했던 생전 소망은 아르헨티나 정부의 거부로 무산됐으며 15일 극우파가 추진하던 장례식도 찬반세력의 몸싸움 끝에 취소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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