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급류 관측…미국-이란 눈 맞았나

이란 핵협상 급류 관측…미국-이란 눈 맞았나

입력 2013-11-08 00:00
수정 2013-11-0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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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제재 일부 완화 관측’핵 무장 빌미’ 반발도 오바마 “그리 대단하지 않은 제재 완화” 검토 가능

이란 핵협상이 급류를 타면서 진전된 조치를 가져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자 해묵은 이란 핵문제 해결에 전기가 마련된 것 아니냐는 섣부른 관측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협상은 이란과 미국의 정치적 상황에 맞물려 급진전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집권한 중도 성향의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서방과의 합리적 대화를 통해 제재를 풀고 경제위기를 해결하자는 의지가 강하다. ‘핵주권’을 위해 외교적 고립을 자처한 전임자들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미국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 2기를 맞으면서 이란 핵문제를 주요 국정과제로 올리고 적극적 외교 행보를 보여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9월26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란을 무려 26차례 언급하면서 이란 당국과 평화적 대화 방침을 강조했다. 미국 지도자로서는 36년 만에 이란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그이기도 하다.

양국은 이처럼 지도자 사이에도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이번 제네바 핵 협상을 타결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이란은 1980년대부터 몰래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서방과 갈등을 겪었다. 이에 맞물려 미국 주도로 이란산 석유 수출 금지와 국외 자산 동결 등 각종 제재가 가중되면서 국내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것 역시 이란에 이전과는 다른 온건한 외교 행보를 강제하는 요인으로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이란은 그러나 자국 핵개발이 원자력 발전과 의료 등 비(非) 군사적 목적으로 진행될 뿐 핵폭탄 제조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이번 협상에서도 제재를 풀며 평화적 핵개발 권한은 지키는 것이 목표다.

반면 서방은 이란에 진정성을 요구한다. 일단 우라늄 농축 작업을 전면 중단하는 등 핵무기 포기를 확신할 수 있는 조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8일까지 이틀간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번 협상에서도 제재 완화와 핵 포기라는 두 요소의 절충이 최대 쟁점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고위 당국자는 6일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예컨대 이란이 6개월 동안 핵개발을 중단하면 포괄적이고 수준 높은 합의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해 양측간 타협의 지점을 어느 정도 시사했다.

P5+1 측은 한시적으로 국외자산 동결 같은 일부 제재를 완화하고 이란의 핵개발 중단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란 제재의 뼈대는 유지하면서도 그리 대단하지 않은(very modest) 제재 완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혀 이란 핵 이슈에 강경한 세력들의 시각을 의식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이어 “이란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확신을 주지 못하면 완화했던 제재를 다시 복원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란은 제재 완화의 대가로 농축 우라늄 감축과 핵사찰 수용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제네바에서 ‘1차 합의’가 성사돼도 갈 길은 멀다. 무엇보다 이란의 주적인 이스라엘은 제재 완화가 핵무기 개발에 대한 부담을 완전히 없앤다면서 협상을 반대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이란을 애초 믿을 수 없다는 여론이 만만찮다.

핵개발을 주권으로 고집하는 이란 내 강경파를 로하니 대통령이 설득할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이스라엘과 미국에 적대적인 이란혁명수비대(IRGC) 등이 P5+1 합의내용에 어깃장을 놓을 개연성도 적지않다.

이란이 얼마나 핵을 포기할지도 주요 관심사이다. 실제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원자력기구 대표는 지난달 30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핵무기에도 쓰일 수 있는 20% 농축 우라늄의 생산 중단이 없었다고 단언해 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란 당국은 20% 농축 우라늄을 핵발전 연료라고 해명하지만 서방 전문가들은 이 우라늄의 비축량이 너무 많아 이를 핵무기 재료로 빼돌릴 수 있다고 말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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