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로로가 대통령이면 차기 대통령은 폴리죠”

“뽀로로가 대통령이면 차기 대통령은 폴리죠”

입력 2011-05-05 00:00
업데이트 2011-05-0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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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애니 ‘로보카 폴리’, 초대박..완구 품귀현상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아이들은 넋을 놓은 채 보고 또 보며 주제가를 흥얼거리고, 엄마들은 장난감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다. 완구 공장은 물량을 대기 위해 밤낮없이 풀 가동 중이다.

EBS 창작 유아 애니메이션 ‘로보카 폴리’가 방영 두달 만에 가히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우당탕탕 아이쿠’ ‘뽀롱뽀롱 뽀로로’ ‘따개비루’ 등을 제치고 현재 EBS에서 방송 중인 애니메이션 중 가장 높은 시청률(평균 5% 정도)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부가상품인 완구가 초도물량 출시 보름 만에 전국적으로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1년 중 완구가 가장 많이 팔린다는 어린이날이지만 정작 ‘로보카 폴리’ 완구는 어린이날에 팔 물건이 없다. 어린이날을 겨냥해 지난달 출시한 제품들이 보름 만에 전량 동난 것이다. 일부 못된 어른들이 사재기를 해놓고 인터넷에서 웃돈을 많이 붙여 팔고 있을 정도다.

EBS 사이트, 각종 주부 사이트에는 ‘로보카 폴리’에 대한 극찬과 장난감을 구하지 못한 원성이 나란히 쏟아지고 있다.

◇잘 만든 3D 창작 애니메이션, 아이들을 사로잡다 = 3D로 제작된 ‘로보카 폴리’는 리더인 경찰차 폴리와 힘센 소방차 로이, 영리한 구급차 엠버, 재빠른 헬리콥터 헬리가 팀을 이룬 구조대 이야기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자동차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작품은 매회 자동차 친구들이 힘을 합쳐 위험에 빠진 이웃을 구조하는 에피소드로 구성되는데 이때 자동차들은 로봇으로 변신한다. 영화 ‘트랜스포머’의 변신 아이템을 가져와 유아들의 눈높이에 맞게 스토리를 만들었다.

핵심은 역시 변신인데, 제작사 로이비쥬얼은 이 변신에 있어 높은 완성도를 추구한다. 세계 시장에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품질이라고 자부한다.

시장반응도 즉각적이다. 지난달 초 프랑스 칸에서 열린 방송콘텐츠 견본시 ‘MIPTV 2011’에서 세계 각국 바이어들이 앞다퉈 구매의사를 밝힌 것.

로이비쥬얼 측은 5일 “오퍼는 아시아, 미주, 유럽은 물론이고 중동과 아프리카까지 전세계에서 다 들어왔다”며 “현재 계약을 마치고 방영이 확정된 곳은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이다. 중동 지역은 알자지라방송이 통으로 방영권을 샀다”고 밝혔다.

이어 “아시아는 가장 나중에 계약하려고 한다. 방영 즉시 짝퉁 상품이 나오기 때문에 유럽에서 히트치고 난 뒤에 아시아에 방송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착한 스토리로 폭력적인 日 애니 제치다 = 아이들이 변신에 열광한다면, 부모들은 착한 스토리에 더 높은 점수를 준다.

’로보카 폴리’는 단순한 스토리지만 우정과 협동심, 이타심 등을 강조하는 착한 애니메이션이다. 특히 유아기에서 아동기로 넘어가면서 폭력적인 일본 애니메이션에 빠져들게 되는 5-7세 아이들을 사로잡고 있어 주목된다.

국산 유아 애니메이션 최강자인 ‘뽀롱뽀롱 뽀로로’의 타깃층이 2-4세인 까닭에 5-7세들은 대부분 ‘파워레인저’나 ‘포켓몬스터’ 등 폭력적인 재패니메이션에 눈을 돌리게된다. 그런데 ‘로보카 폴리’가 재패니메이션에 빼앗겼던 아이들의 시선을 되찾아온 것이다.

EBS 시청자 게시판에는 “단순히 자동차가 나와서 좋아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재에 탄탄한 구성이 어른이 보아도 참으로 마음에 듭니다” “세상이 서로서로 돕고 아껴가며 굴러간다는 걸 배워가는 나와 아들, 앞으로 더 다양한 에피소드로 우리 모두가 아리따운 마음씨를 가지고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등 부모들의 마음이 올라와 있다.

로이비쥬얼의 이동우 대표는 “유아물에서 벗어날 나이의 남자 아이들이 정서적인 완충기를 거치지 않고 너무 빨리 폭력적이거나 자극적인 애니메이션에 흡수되는 것이 안타까워 두 시기를 연결해 주는 다리와 같은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상품성 최고..’제2의 뽀로로’ 탄생 예고 = “뽀로로가 대통령이면 로보카 폴리는 차기 대통령 후보쯤 될 것 같아요. ‘뽀통령’에서 ‘폴리통령’으로 바뀔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디 eskcyr17)

”혹자들은 뽀로로의 가장 짜릿한 라이벌의 등장이라고까지 하며 폴리의 위용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어요.” (BecomeM)

”어린이날이라 사주고 싶은 마음에 알아보니 이렇게 인기가 많을 수가 없네요. 마트 모두 품절에 5시간 이상 인터넷 뒤지기 시작했는데 모두 품절이네요.”(하늘이야)

각종 블로그에 올라온 ‘로보카 폴리’ 관련 글들이다. ‘로보카 폴리’는 상품성이 높다는 점에서도 국산 애니메이션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2003년 등장한 ‘뽀롱뽀롱 뽀로로’가 현재 국내에서 각종 상품 로열티로 연간 100억 원을 벌고, 전세계적으로 관련 상품들이 창출해내는 시장규모가 5천억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로보카 폴리’가 ‘제2의 뽀로로’ 탄생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완구가 불티나게 팔리는 것은 그 역시 완성도가 높기 때문.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등 유명 캐릭터 완구를 생산ㆍ유통하는 홍콩의 세계적인 완구기업 실버릿이 ‘로보카 폴리’의 시장성을 보고 500억 원을 투자해 완구를 제작 중이다.

로이비쥬얼은 “완구회사가 현재 최대한 생산설비를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달 중순부터는 제품의 원활한 공급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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