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함께 음악 즐기는 게 지휘 철학”

“관객과 함께 음악 즐기는 게 지휘 철학”

입력 2011-05-24 00:00
업데이트 2011-05-24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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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인터뷰

“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최희준(38)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는 지난 3월 단원들에게 특별한 말 없이 첫 리허설을 시작했다. 올해 초 취임한 그는 그렇게 신중하면서도 조용하게 첫 걸음을 뗐다.

그를 지난 20일 예술의전당에서 만나 취임 소감과 계획 등을 들었다. 그는 3월 취임 연주회를 열었으며, 오는 26일 두 번째 정기 연주회를 앞두고 있다. 지난 연주회 때는 하이든 교향곡 제88번과 말러 교향곡 제5번을 연주했다.

”취임 이후 좋은 연주를 위한 단원들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우리 오케스트라가 오페라와 발레 곡 연주를 자주 해서 그런지 앙상블을 만드는 능력이 좋더라고요.(웃음) 취임 연주회 프로그램으로 말러 교향곡 제5번을 고른 이유는 이 곡이 말러의 작곡 인생에서 전환점을 이룬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코리안 심포니가 이를 통해 제2, 제3의 도약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합니다. 특히 이 곡에는 단조로 된 팡파르가 등장하는데, 시작을 그처럼 무게감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코리안 심포니를 오페라와 교향곡 모두 훌륭히 소화해내는 ‘양수겸장(兩手兼將)’의 악단으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했다. 롤 모델은 독일의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다. 두 악단은 콘서트 홀에서 교향곡 연주와 더불어 오케스트라 피트(pit) 속에서 오페라 곡도 연주한다.

”저는 다양성을 추구하고 싶습니다. 교향곡만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는 논리적으로만 생각한다는 단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페라나 발레와 함께 하는 오케스트라는 악보를 바탕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죠. 즉 음악과 무대를 연결하는 연주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때문일까. 그는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전곡 연주 등 한 작곡가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탐구하겠다는 취임 당시의 계획을 바꿨다. 자신이 공부했던 독일을 비롯해 번스타인과 거쉰, 모차르트, 쇼스타코비치 등 다양한 국적의 작곡가 곡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그는 2006년 독일의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를 졸업한 뒤 2008년부터 독일 작센 국립극장 수석 지휘자로 재직했다. 2003년에는 독일 전 음대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오케스트라와 학구적인 프로그램 사이에서 고민했는데, 결론은 오케스트라였습니다. 한 작곡가를 집중해 탐구하는 것보다 다양한 곡을 연주하는 것이 오케스트라에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중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가지 음식보다 다양한 음식을 맛보는 게 더 좋으니까요.”

그는 대신 콘서트 15분 전에 그날의 연주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렉처 콘서트(lecture concert)’를 신설했다. “다양한 음식을 그 재료와 요리법을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강의는 입담 좋은 음악 칼럼니스트 장일범이 맡고 있다.

그는 코리안 심포니를 관객과 함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오케스트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 지휘 철학은 악보만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과 함께 음악을 즐기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오케스트라의 연주력과 테크닉이 탄탄하게 뒷받침돼야 함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원들을 대상으로 내부 오디션도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코리안 심포니는 26일 정기 연주회에서 베버의 ‘마탄의 사수’ 서곡,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협연 볼프강 만츠), 슈만의 교향곡 제2번을 연주한다. 공연은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관람료는 1만∼5만 원이며 문의는 ☎02-523-625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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