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단독 처리 안팎

한·EU FTA 단독 처리 안팎

입력 2011-05-05 00:00
업데이트 2011-05-05 01:1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한나라 ‘외국 출장 의원까지 가세… 처리 강행’ 민주 ‘5번 회의에도 찬반 갈려… ‘노선 갈등’’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4일 막판 진통 끝에 한나라당의 단독 처리로 통과되자 여야의 입장은 극명하게 갈렸다.

이미지 확대
4일 밤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노동당·진보신당 의원들이 항의하는 가운데 박희태 국회의장이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4일 밤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노동당·진보신당 의원들이 항의하는 가운데 박희태 국회의장이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한나라당은 단독 처리에 대한 부담을 안게 됐고, 민주당은 안팎에서 극심한 정체성 논란에 시달릴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지난 2일 여·야·정 합의안 파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오후 2시에 소집한 첫 번째 의원총회에서 “오늘 비준동의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무능한 당으로 낙인 찍혀 설 자리를 잃게 된다.”며 소속 의원들에게 ‘비상 대기령’을 내렸다.

지도부는 외국 출장을 위해 인천공항에 나가 있던 의원들과 이재오 특임장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국무위원을 겸직하는 의원들까지 불러들이며 단독 처리를 위한 준비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본회의 의결 정족수를 넘는 150여명의 소속 의원이 참석할 것으로 확인되자 오후 3시 20분쯤 본회의장으로 옮겨 민주당의 선택을 기다렸다.

이어 한나라당은 오후 8시 30분 두 번째 의총을 열고 단독 처리를 의결했다. 오후 10시쯤 박희태 국회의장의 본회의 개의가 선언된 뒤 민주노동당 이정희·강기갑 의원과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이 각각 비준동의안 반대, 찬성 토론을 벌였다. 오후 10시 47분쯤, 박 의장은 비준동의안 통과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이날 두 차례 비공개 최고위원회와 세 차례 의원총회를 통해 ‘비준안 처리 연기’를 결정했다. 한나라당의 단독처리에 본회의 ‘보이콧’으로 맞섰다.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의 단독 처리에 대해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의사 일정을 공식적으로 합의한 것도 아닌 상태에서 강행 처리한 한나라당은 집권 여당의 자격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의원들은 하루 종일 이어진 릴레이 회의에서 ‘노선 갈등’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지난 2일 여·야·정 회동에서 박지원 원내대표가 ‘성급하게’ 합의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를 제외한 최고위원 전원이 ‘처리 반대’를 주장했다. 험악한 분위기는 비공개 의총까지 이어졌다. 찬반 입장이 팽팽하게 엇갈렸다.

손 대표가 최종 입장을 정리했다. ‘여·야·정 합의안’을 철회시켰다. 야권 연대에 균열을 가져오고 피해 대책이 미흡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물리적 충돌을 피하고 본회의 보이콧이라는 소극적 반대를 결정, ‘발목잡기’ 논란을 최소화했다. 중도층을 의식한 결정으로 보인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야권 연대·연합도 필요하지만 책임 있는 민주당의 모습도 필요한 것 아니냐.”며 시종일관 비준안 처리를 설득했다.

구혜영·허백윤기자 koohy@seoul.co.kr
2011-05-05 6면
많이 본 뉴스
성심당 임대료 갈등, 당신의 생각은?
전국 3대 빵집 중 하나이자 대전 명물로 꼽히는 ‘성심당’의 임대료 논란이 뜨겁습니다. 성심당은 월 매출의 4%인 1억원의 월 임대료를 내왔는데, 코레일유통은 규정에 따라 월 매출의 17%인 4억 4000만원을 임대료로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성심당 측은 임대료 인상이 너무 과도하다고 맞섰고, 코레일유통은 전국 기차역 내 상업시설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으로 성심당에만 특혜를 줄 순 없다는 입장입니다. 임대료 갈등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
규정에 따라 임대료를 인상해야 한다
현재의 임대료 1억원을 유지해야 한다
협의로 적정 임대료를 도출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