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통일] (15) 마틴 유든 주한 영국대사

[나와 통일] (15) 마틴 유든 주한 영국대사

입력 2011-05-18 00:00
업데이트 2011-05-18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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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도 한국선 영어가 장애 무료교육이 정착에 도움되길”

영국대사관이 북한이탈주민의 정착을 돕기 위한 장학 프로그램 ‘미래를 위한 영어’(English for the Future)를 올해부터 실시한다. 매년 탈북주민 47명에게 영국문화원에서 영어교육을 1년간 받도록 하고, 9명에게는 영국 기업의 지사에서 3개월간 인턴으로 일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매년 1명에게는 영국 내 석사과정을 마치는 동안 장학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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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유든(왼쪽) 주한 영국대사가 1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장학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영국대사관 제공
마틴 유든(왼쪽) 주한 영국대사가 1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장학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영국대사관 제공
●영국서 석사 마치도록 장학금도

마틴 유든 주한 영국 대사는 1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탈북자들의 한국 사회 적응을 위한 상징적인 사업”이라면서 “탈북자 문제를 정부뿐 아니라 한국 사회가 다 함께 풀어야 하는 문제로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북한 주재 대사를 겸임하지는 않지만, 매년 북한을 한두 차례 방문한다. 유든 대사는 최근 개인 블로그에 평양과 원산을 방문했던 소감문을 자세히 올리기도 했다. 유든 대사는 “남북한이 하루빨리 가까워졌으면 좋겠다.”면서 “남북통일이 이 지역의 평화 정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든 대사와 영국 정부로서는 탈북자를 지원하고 통일을 뒷받침하는 국제적 협력에 앞장서고 있는 셈이다.

→탈북자를 위한 장학 프로그램을 추진하게 된 이유는.

-북한이탈주민들이 한국 사회에 정착하는 데 영어가 큰 장애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작년에 시범사업으로 탈북자 10명에게 영국문화원의 교육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한 결과 효과가 좋아 올해 대규모로 확장하게 됐다.

●탈북자, 통일부가 해결할 거라 생각 마라

→어떤 기준으로 탈북 학생을 선발하나.

-석사과정 지원자는 미래의 지도자감으로서 개인적인 목표를 보고 선발한다. 올해 선발한 1명은 개발경제 시스템과 행정학을 전공해 통일 후 한국에 기여하겠다는 목표가 뚜렷했다. 열정을 갖고 한국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열의에 감동받았다.

→이 프로그램을 한국 사회와 탈북자들이 어떻게 활용하길 바라나.

-탈북자들은 북한에서도 교육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탈북자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소규모 사업이지만 통일을 위한 상징적인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사회가 2만 1000여 탈북자들의 적응을 돕지 않는다면, 통일이 됐을 때 2100만명의 북한 사람들과 어떻게 조화롭게 통합할 수 있겠나. 탈북 문제를 하나원이나 통일부만의 문제로 국한하지 말고 한국 사회가 다 함께 풀어야 하는 문제로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남북통일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같은 한국인인데도 전혀 혜택을 누리지 못한 채 비참한 삶을 살고 있는 북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매우 슬프다. 나는 한국과의 개인적인 인연 때문에 남북한이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고, 한국의 평화적인 통일을 바라고 있다.

●아일랜드처럼 남·북도 왕래하길

→영국은 남북통일을 지지하나.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이 지역의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통일이 꼭 필요하다. 한반도는 세계 주요 분쟁지역 가운데 하나다.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불신이 줄어들고 대화가 진행된다면 남북한이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공화국의 경험을 예로 들면, 통일된 나라가 되지는 않았지만 경제는 통합됐다. 서로 국경을 넘어 자유로운 왕래를 하고 기름도 넣고 채소도 사러 다닌다. 통일이 더이상 문젯거리가 되지 않는다. 국제적인 안보위협도 사라졌다. 남북도 그런 상태라면 통일은 별 문제가 안 될 것이다. 통일이 아니어도 자유롭게 오가면 평화가 정착되지 않겠나.

→남북통일과 아시아 지역 평화를 위한 영국 정부의 역할은.

-남북관계는 대화를 나누면서 점차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북핵 문제는 남북 대화의 장애물이며, 북한의 선전선동, 상호불신 또한 장애물이다. 이것들을 없애려면 6자회담이 반드시 필요하다. 영국은 6자회담의 멤버는 아니지만 6자회담을 통해 남북 간 대화가 활발해지는 것에 대해 지지하는 입장이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나서서 남북 대화와 6자회담 재개를 도울 것이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2011-05-1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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