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블로그] ‘황우여 스타일’ 적응하기

[여의도 블로그] ‘황우여 스타일’ 적응하기

입력 2011-05-24 00:00
업데이트 2011-05-24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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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서울 중구에 있는 서울경찰청 기동본부를 방문했다. 여당 원내대표이자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맞아 주차장에는 전·의경 80여명이 나란히 서서 도열했다. 그러자 황 원내대표는 당황했다. “나는 전·의경들과 조용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몸으로 부딪치고 싶었는데 여러 제한이 있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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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안팎이 ‘황우여 스타일’ 익히기로 분주하다. 황 원내대표의 언행 방식이 기존의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그것과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보통 당 지도부에서 중요 정책을 발표하는 시기는 이미 당정협의 등을 거쳐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난 이후다. 그런데 황 원내대표는 다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당정협의 없이 등록금 완화 방침을 밝혀 논란이 됐다. 그는 “일단 내가 화두를 던지고 학부모와 학생들, 전문가들과 대화를 나눈 뒤 최종적으로 정부와 대안을 놓고 머리를 맞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유로운 토론을 거쳐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한 뒤에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당정 조율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황 원내대표는 “정치가 한두 사람이 얘기하는 걸로 전달되는 권위주의를 탈피해야 한다.”면서 “민주주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직접 민생 현장을 둘러봐야 한다는 생각에 일정도 빡빡하다. 실무진에서 대표가 챙기기에는 ‘급’이 안 맞는 일정이라고 판단하는 것도 대부분 강행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러한 스타일에 정부는 물론이고 당도 혼란에 빠졌다. 벌써 보름 동안 추가 감세 철회, 반값 등록금 등 대형 정책 이슈들이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기도 전에 쏟아져 나왔다. 정부에서는 재원 조달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반감을 갖고, 당에서도 이견이 많은 문제들이다.

이러한 스타일을 두고 그동안 여당 지도부에서 쉽게 꺼내지 못했던 민감한 문제들에 대해 사회적으로 토론할 기회를 준다는 기대가 나온다. 그러나 혼란만 가중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화두만 던져 놓고 실행하지 못할 경우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받기 십상이다. 황 원내대표 스스로도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며 입장이 번복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2011-05-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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