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과거 고엽제 어떻게 처리했나

軍 과거 고엽제 어떻게 처리했나

입력 2011-05-25 00:00
업데이트 2011-05-2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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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말 DMZ 살포후 남은분량 있을 것..규명돼야”캠프 캐럴과 관련성 주목

경북 칠곡군 왜관읍 캠프 캐럴의 고엽제 매립 의혹 파문으로 1960년대 말 우리 군이 비무장지대(DMZ)에 고엽제를 살포한 이후 후속 처리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1968년 4월15일∼5월30일과 1969년 5월19일∼7월31일 두 차례에 걸쳐 DMZ 일대에 에이전트 오렌지 2만1천여갤런, 에이전트 블루 3만8천여갤런, 모뉴론 9천여파운드 등의 고엽제가 살포됐다.

그 이후 추가로 고엽제를 살포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당시 한국에 들여온 고엽제 상당량이 사용되고 남아 있었을 것이라는 게 군 안팎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한 퇴역 주한미군이 1978년 캠프 캐럴에 55갤런(208ℓ)들이 드럼통 600여 개를 묻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1960년대 말 미군이 DMZ에 살포하고 남은 고엽제가 아니겠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현재까지 기록과 증언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우리 군의 고엽제 잔여량도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당시 미군 기록 어디에도 고엽제와 관련한 기록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고, 우리 군이 DMZ 일대에 살포하고 남은 물량이나 관련 처리 기록도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 뿐만 아니라 우리 군의 과거 고엽제 처리 경로 등이 규명돼야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주한미군이 공개한 1992년 미 육군 공병단 연구보고서에서는 고엽제를 매립했다고 알려진 지역 주변에 화학물질과 살충제, 제초제, 솔벤트용액 등이 담긴 많은 양의 드럼통을 매몰했다고 기록하고 있을 뿐 고엽제 포함 여부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

게다가 파묻힌 드럼통과 그 주변 40∼60t가량의 흙이 1979년부터 1980년까지 이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겨져 처리된 것으로 기록하고 있으나 어느 지역으로 옮겨져 어떻게 처리됐는지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시 한ㆍ미 양국군이 살포하고 남은 고엽제 일부가 1970년대 후반 한국의 시중에 유통됐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경북 상주 출신의 이모(61) 씨는 연합뉴스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1970년대 중반 이후 시골에서 ‘2,4-D(당시 농가에서는 ‘이사디’라고 불림)’라는 제초제를 많이 사용했다”면서 “논둑과 밭둑의 잡초를 제거하거나 모내기 일주일전에 뿌려 잡초가 자라지 않도록 하는 데 사용됐다”고 말했다.

그는 “2,4-D는 녹색으로 비료처럼 입제로 만들어졌으며 가격이 저렴해 가난한 농가에서도 많이 사용했고 사용방법을 잘 모르는 농민들은 장갑도 끼지 않는 맨손으로 쥐고 뿌리는 등 위험한 줄 모르고 사용했다”면서 “아무 곳에서나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는데 1970년대 말에 갑자기 사라졌는데 한국에 남아 있던 고엽제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2,4-D는 2,4,5-T 등과 함께 고엽제를 구성하는 주요 화합물로 1970년대부터는 미국에서 사용이 허용되지 않았고 우리나라에서는 1984년부터 사용이 금지됐다.

주한미군의 고엽제 매립 의혹으로 우리 군이 과거 사용했다가 남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잔여량이 어떻게 처리됐는지에 대한 의혹에 대해 국방부와 군 당국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군 당국은 우선 구체적으로 의혹이 제기된 캠프 캐럴과 캠프 머서의 실태와 진실을 파악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지만 우리 군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군 고위관계자는 “지금은 캠프 캐럴과 캠프 머서에서 제기된 의혹을 규명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추가로 제기되는 의혹에도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1960년대 말 DMZ 일대의 고엽제 살포작전은 작전사와 각급부대를 중심으로 이뤄져 당시 기록을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국회나 시민단체에서 의혹을 제기한다면 당시 관련 서류를 찾는 작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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