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박근혜 ‘동반자 관계’ 구축하나

李대통령-박근혜 ‘동반자 관계’ 구축하나

입력 2012-03-14 00:00
업데이트 2012-03-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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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급속 ‘화해 모드’..대선까지 유지될까

한때 ‘숙적’으로까지 표현됐던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이에 심상찮은 변화의 기류가 흐르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여야간 대결보다 더 치열한 후보 쟁탈전을 벌였고 현 정부 출범 이후엔 주요 정책을 놓고 정면충돌했던 이 대통령과 박 비대위원장의 관계가 최근 들어 급속한 화해 무드로 나아가는 분위기다.

박 비대위원장은 최근 이 대통령 탈당 문제가 불거지자 “탈당이 해법은 아니지 않느냐”고 일축했고, 며칠 뒤 이 대통령은 공식석상에서 박 위원장을 “몇 안 되는 유망한 정치인”으로 치켜세웠다.

이 대통령은 “(박근혜) 대세론은 들었어도 한계론은 못 들어봤다”고도 했다.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당시 ‘이명박 캠프’가 대세론을 앞세운 ‘박근혜 캠프’에 ‘박근혜 필패론’으로 맞서 승리한 점을 돌이켜보면 이례적인 발언이다.

여권의 양대 주주로 불리면서 주요 고비 때마다 각을 세워 “태생적으로 함께할 수 없는 사이”라는 말을 들었던 두 사람의 이런 모습은 격세지감마저 들게 한다.

특히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이 집단 탈당을 추진하다가 하나같이 주저앉은 대목도 예사롭지 않다.

이들은 탈락 직후 ‘친박 계파 공천’이라며 강력히 반발했지만 결국 대부분이 예상 외로 순순히 승복했다. 승복의 이유는 “정권 재창출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는 취지로 수렴됐다. ‘적전 분열’로 야권에 정권을 내줄 수 없다는 대승적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처럼 친이계 공천 탈락자들의 반박(反朴) 움직임이 순식간에 잦아든 이면에 이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동관 전 홍보수석이 탈당을 포기한 것도,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과 정운찬 전 총리 등이 제3 세력화를 추진하지 않는 것도 이 대통령의 의중이 직ㆍ간접적으로 전달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정치권에선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청와대가 이를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는 것도 이른바 ‘이심(李心ㆍ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이 박 비대위원장에 힘을 싣고 있다는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심지어 여권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이 친이계 낙천자들과 정 전 총리에게 “가볍게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말을 했다는 설도 나돌고 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최근 청와대 출신 낙천자들과 일일이 전화통화를 해 “보수가 분열하면 패한다. 대의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 점도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14일 “이 대통령은 친이계 인사들의 공천 탈락을 심정적으로 안타까워하지만, 그렇다고 정권 재창출에 걸림돌이 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확고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이 대통령과 박 비대위원장의 ‘데탕트(화해)’ 기류를 오월동주(吳越同舟ㆍ서로 반목하면서도 공통의 곤란ㆍ이해에 대하여 협력함의 비유)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런 점에서 양측의 우호적 관계가 대선 때까지 지속될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특히 총선이 끝나면 생환한 친이계와 이 대통령의 태도가 바뀔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야권에선 박 비대위원장에 대한 이 대통령의 우호적 발언을 간접적인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하는 등 비록 임기 후반기이지만 양대 선거를 앞둔 이 대통령의 정치 행보가 다시 주목받는 양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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