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형 신임 주중대사 “한·미 동맹과 한·중 발전 제로섬 게임 안 되도록”

이규형 신임 주중대사 “한·미 동맹과 한·중 발전 제로섬 게임 안 되도록”

입력 2011-05-18 00:00
업데이트 2011-05-18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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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형(60) 신임 주중 대사가 지난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장을 받았다. 신임장 수여식 직후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 집무실에서 만난 이 대사는 수첩에 깨알같이 적은 이 대통령의 당부 사항을 밝히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음은 19일 중국으로 떠나는 이 신임 대사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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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형 신임 중국대사가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중관계 발전 등 포부를 밝히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이규형 신임 중국대사가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중관계 발전 등 포부를 밝히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한·중 관계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뒤 평가는.

-한·중이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라고 지칭되는 상황에 가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인적·문화적 교류나 교역, 투자 등은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안보 문제 등은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고 본다. 한·중 양국이 더 높은 상태의 협력을 목표로 생각하고 그런 방향을 지향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만큼 더욱 내실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특히 안보 문제, 북핵 문제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는데,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이니 다시 한번 생각하고 서로의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양측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중국이 북핵 6자회담 의장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역할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있다. 이를 설득할 아이디어가 있나.

-우리 측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 만나는 사람의 폭을 넓히려고 한다. 외교부 관계자뿐 아니라 당 주요 인사, 한반도 전문가, 단체, 언론인들도 해당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중국의 역할, 기대하는 부분을 계속 얘기하고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강화할 것이다. 특히 공관장으로서 우리의 기본 입장, 중국에 대한 희망 등을 설명하는 기회를 많이 갖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미 동맹과 한·중 관계를 어떻게 끌고 가야 한다고 보나.

-한·미 동맹과 한·중 관계 발전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한·미 동맹은 주권적 문제이고, 타국과의 관계를 증진시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양립하는 문제이지, 어느 편을 들고 하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북한이 끼어 있어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미·중의 시각이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여기서 오는 마찰은 대화로 풀어야 한다. 미·중 관계가 좋아야 우리에게 이익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미묘한 차이는 인정하고, 그럴수록 우리가 용의주도하게 우리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를 더 구해야 한다.

→오는 21~22일 한·일·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이 별도로 열린다. 양국 정상 간에 가장 중점적으로 협의할 사안은 무엇인가.

-중국 측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관심을 제기할 것이고, 그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을 것이다. 당장 결론을 낼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한반도 안보 문제, 특히 북핵 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겠는가에 대한 의견을 나누게 될 것이다. 지도자들이 자주 만나 상호 관심사와 의견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 내 다롄(大連) 총영사관 개설이 지연되고 있는데 언제쯤 문을 열 것인가. 주중 한국 총영사관의 추가 개설을 추진할 계획인가.

-다롄 총영사관 개설은 양국 정상이 이미 합의했고, 인원을 얼마로 하느냐, 현지 직원 문제 등에 대한 실무 차원의 의견을 좁혀 가는 상황이다. 머지않은 장래에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중국에 총영사관이 8개 있는데, 일본(9개)보다 적다. 대중 교류 및 교역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범위에서 중요한 곳, 가령 충칭(重慶) 같은 곳에도 총영사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커질수록 우리의 공관이 존재하는 것이 이익이 된다고 본다. 다만 중국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부분이니까 잘 협의해 나가야 한다.

→1999~2001년 주중 공사를 하면서 경극을 배웠다고 들었다. 중국 근무 경험, 전직 대사들의 활동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주중 공사 시절 중국 외교부 경극회 초청을 받아 경극을 처음 봤다. 우리와 비슷한 부분이 있어 배우게 됐다. 일주일에 한번씩 2년간 배웠더니 나중에 높은 수준의 듀엣도 소화할 수 있었다. 경극 발표회도 하고, 중국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경험이 있다. 전임 대사들이 각자 최선의 역량을 발휘했고, 그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한·중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를 의식해서가 아니라 외교부에서 36년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책임감을 갖고 소임을 다할 것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11-05-1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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