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통미봉남’ 우려 싣고 訪美

정부 ‘통미봉남’ 우려 싣고 訪美

입력 2012-03-05 00:00
수정 2012-03-0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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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오는 7일 미국을 방문, 한·미 협의를 추진키로 했다. 미국과 북한이 베이징 ‘2·29 합의’를 도출한 가운데 비핵화 등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협의에 한국만 소외된 것이 아니냐는, 이른바 ‘통미봉남’ 우려 속에 열리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4일 “김 장관은 9일 워싱턴에서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북핵 관련 긴밀한 공조를 재확인할 것이고, 임 본부장은 7~9일 뉴욕 시러큐스대와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이 주최하는 세미나에 참석, 북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과 회동한 뒤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들이 잇따라 미국으로 달려가는 것은 ‘통미봉남’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북·미 간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6자회담 재개를 추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측이 베이징 북·미 대화 등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 없이 6자회담 진전은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어 뉴욕에서 예정된 남북 수석대표 회동에서 남북관계 향방에 대한 모종의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 측이 멍석을 깔아 준 자리에서 비공식 회동하는 성격인 만큼 돌파구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북·미 합의 내용을 평가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메시지를 나눈다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미봉남’ 논란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현 상황은 ‘통미봉남’보다는 남측을 배척하는 ‘통미배남’으로 보이는데, 북한 내부 사정 때문에 4월까지는 남북 대화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북측이 체제 정비를 마무리하고 5~6월쯤 6자회담 재개가 본격화되면 남북 대화에 나올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북측의 춘궁기에 맞춰 인도적 지원 등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때와 달리 지금은 한·미 관계가 긴밀하기 때문에 ‘통미봉남’을 걱정하기보다는 6자회담 추진과 남북관계 개선을 선순환적으로 가져갈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12-03-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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