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석대표로는 기재부 출신 정은보 전 금융위 부위원장 유력 검토
한미, 제10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 가서명
이경구 국방부 국제정책차장(오른쪽)과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지난 2월 10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제10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에 가서명한 뒤 교환하는 모습. 내년 이후 방위비분담금을 정할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은 이르면 다음 주 개시될 전망이다.
외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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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관계자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내년 이후 한국 분담금을 정할)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 1차 회의가 이달 말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미 양국은 이르면 다음 주 서울에서 1차 회의를 여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양국을 오가며 협상을 진행하는데 지난해 10차 SMA 협상 때는 첫 회의는 미국 하와이에서, 마지막 회의는 서울에서 열었다.
정부는 협상 개시에 맞춰 협상 수석대표 등 협상팀 인선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수석대표는 기획재정부 출신의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대표는 외교부 출신 인사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 정 전 부위원장이 수석대표에 임명될 경우 사상 처음 기재부 출신 인사가 SMA 협상을 이끌게 된다. 제1~5차 SMA 협상은 국방부 인사가, 제6~10차 협상은 외교부 인사가 수석대표를 맡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새 수석대표 임명을 위한 내부 절차가 진행 중이고 정해지는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SMA 협상은 협상 기한이 촉박하고 양국 의견 차이도 커 어느 때보다 난항이 예상된다. 한미 양국은 지난 2월 체결한 제10차 SMA에서 유효기간을 기존 5년에서 1년으로 단축한 바 있어, 내년 이후 분담금을 정할 제11차 SMA 협상은 늦어도 지난 7~8월에는 열렸어야 했다. 협상이 이달 말 개시되더라도 올해는 3개월밖에 남지 않아 내년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분담금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며 수차례 공개적으로 인상을 압박하는 발언을 해 미국 협상팀이 협상 초반에 과한 액수를 제시하며 강하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사상 처음 기재부 출신 인사를 협상 수석대표로 고려하는 등 예년과 다른 전략을 갖고 미국의 인상 요구를 항목별로 꼼꼼히 따져 경제 논리에 따라 맞설 것으로 관측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분위기라든가 미국 측에서 들려오는 여러 소식을 고려할 때 이번에는 훨씬 더 어려운 협상이 될 것이기에 범정부적으로 최대한의 능력을 가진 협상팀을 꾸릴 것”이라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