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아연을 ‘수맥파 제품’ 둔갑시켜 150만원에 팔아
마음 약한 노인을 상대로 싸구려 금속 장식품을 ‘수맥파 차단 제품’으로 둔갑시켜 팔아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올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서울 광진경찰서는 6일 거북이나 반지 모양의 금속 제품을 수맥파를 차단해 주는 특수 재질의 제품이라며 속여 팔아 20여억원의 부당이득을 올린 혐의(사기)로 안모(50)씨 등 2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일당 6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을 돌며 50∼70대 노인 1천800여명을 상대로 개당 1만5천원짜리 아연 재질의 금속 제품을 150만원에 팔아 27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해당 제품이 유명 대학 교수에게서 과학적으로 검증을 받은 것처럼 꾸민 홍보 책자를 돌리고 풍수지리 전문가인 안씨를 내세워 “집안에 두면 액운과 우환을 물리칠 수 있다”며 피해 노인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주로 건강기능식품을 파는 홍보관을 3개월이나 6개월 단위로 단기 임대해 물건을 팔고 임대 기간이 만료되기 직전에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속칭 ‘떴다방’ 방식으로 영업을 해 단속을 피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홍보책, 제조책, 모집 판매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으며 이들이 구축한 판매망은 서울과 부산, 제주 등 전국에 걸쳐 홍보관 82곳에 이르는 등 기업형 사기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과 비슷한 수법으로 노인을 속여온 조직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