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 아내 33년 병시중 남편

불치병 아내 33년 병시중 남편

입력 2011-05-20 00:00
수정 2011-05-20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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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일씨 부부, 올해의 부부상 수상

서울 성북구 정릉 4동에 사는 60대 부부가 세계부부의날위원회가 선정하는 2011년 올해의 부부상을 받았다.

주인공인 전 서울시의원이기도 한 이대일(67)씨와 동갑내기인 정광순(여)씨다.

올해의 부부상은 30년 넘게 화합과 사랑으로 자녀 교육에 성공하고 사회봉사 활동 등 이웃사랑을 실천한 모범부부들에게 세계부부의날위원회가 매년 주는 상이다.

이씨는 부부의 날을 하루 앞둔 20일 “힘들게 투병 생활을 해 온 아내를 위해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런 의미 있는 상을 받게 돼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씨 부부는 대학 시절 친척의 소개로 만나 1969년 결혼했다.

첫 애를 낳고 상경한 이씨 부부는 달동네의 단칸방에서 신혼살림을 차리고 둘째도 출산했다. 이씨가 직장도 구하고 나름 안정적인 생활을 할 정도로 재산을 모으기도 했지만, 행복의 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자 증식을 위해 이씨 부인인 정씨가 투자한 돈이 해당 업체의 부도로 순식간에 날아갔고, 설상가상으로 정씨마저 희소성 질병인 ‘루푸스’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다.

정씨는 이후 엄청난 양의 약물 복용과 함께 체력이 떨어질 때면 하루 2~3회씩 주사를 맞아야 했고 생존율도 높지 않다는 얘기에 눈물을 떨어뜨렸다.

합병증까지 겹친 정씨는 일주일 중 일요일을 빼고 6일 간 병원 신세를 질 때도 잦았고 식사량보다 복용하는 약의 양이 더 많은 적도 많았다.

그러나 이씨는 “이 세상에서 사람의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이 어디에 있겠느냐. 소유한 재산을 모두 쓰고 오갈 데가 없어 산속에 텐트를 칠 때까지 남편인 내가 온 정성을 쏟을 터이니 절대 동요하지 말라”고 격려했다.

이후 남편인 이씨는 만 32년간 별거 아닌 별거 생활을 하면서도 온 힘을 다해 수십 차례 입원과 퇴원을 거듭한 부인의 수발을 들었다.

이씨는 부인이 낙담할 때면 “죽음 앞에 비굴해하지 말고 죽음에 직면할 때도 용감하게 맞서자”라는 위로 아닌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하지만 정씨는 현재 이틀에 한 차례 정도 5시간 투석을 해야만 생명을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이씨는 전했다.

이씨는 “아내가 호롱불이 깜빡이는 것처럼 생명을 유지하고 있지만, 우리 부부는 내일이 없는 오늘을 위해 늘 기도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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