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산 뻘밭 찾은 ‘천사표’ 봉사자들

우면산 뻘밭 찾은 ‘천사표’ 봉사자들

입력 2011-07-30 00:00
수정 2011-07-3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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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떠나느라 공항은 북새통이고 고속도로는 주차장이 된 30일. 주말도 휴가도 반납하고 우면산 뻘밭 속에서 사투를 선택한 자원봉사자들이 수천명이다.

등록하지 않고 스스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아 수천명 정도로 어림잡을 뿐 정확한 참여자 숫자가 나오지 않는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동이 트기가 무섭게 우면산 산사태 피해가 난 형촌마을, 전원마을, 남부순환도로 인근 아파트 등으로 이들은 묵묵히 발걸음을 옮겼다.

어젯밤 늦게까지 직장에서 일한 사람들도, 도서관을 지키던 학생들도 피곤은 마음속에 잠시 접어뒀다.

풀뿌리 자원봉사단체 ‘만남’은 이날 2천5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을 산사태 피해 지역에 보냈다.

우면산 일대에 약 700여명, 남태령 전원마을 및 인근지역에 약 700여명 등을 파견했다.

뻘밭을 헤치며 토사를 제거하고 배수로를 정비하며 지원 생필품을 운반하는 일 등을 이들은 마다하지 않았다.

남부순환로 인근 아파트와 전원마을 등에는 새마을부녀회와 대한적십자사가 찾아와 무료 급식봉사를 하고 있다. 매일 5천~6천명이 복구 작업에 가장 필요한 ‘따뜻한 밥’을 이곳에서 해결하고 간다.

서초구 약사회 회원 10명은 전원마을을 찾았다. 약사회 부회장 권영희(52)씨는 “수해현장에 가장 필요한 것은 약이라는 생각이 들어 전원마을에 왔다”면서 “습진, 근육통, 타박상 등의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봉사약국을 찾은 주민 최규덕(63)씨는 “대피하는 도중 떨어진 대문에 발등이 찍혀 피멍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중구 자원봉사센터에서 온 55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전원마을 반지하에서 꺼낸 가재도구와 집기를 씻어내는데 여념이 없었다.

문호경(48)씨는 “자원봉사자 등 인력은 넘쳐나는데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것 같다”며 “일의 순서가 뒤엉켜 이재민은 이재민대로 봉사자는 봉사자대로 힘들다”고 토로했다.

목포시보건소는 방역단을 급파해 소독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장에선 봉사 활동에 나선 외국인들도 상당수 목격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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