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道 로드킬’ 10마리중 8마리가 고라니…왜?

‘고속道 로드킬’ 10마리중 8마리가 고라니…왜?

입력 2011-11-02 00:00
수정 2011-11-02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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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포식동물 감소..개체수 증가ㆍ서식지 감소중국은 멸종위기종으로 고시..체계적 관리 필요

”고속도로에서 고라니가 집중적으로 로드킬에 희생되는 이유는 뭘까?”

전국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로드킬 사고 동물 10마리 중 8마리는 고라니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도로공사와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로드킬 사고는 모두 2천69건이다.

이 가운데 고라니가 1천739마리로 전체의 84.1%를 차지하는 등 고속도로가 ‘고라니의 무덤’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어 너구리 229마리(11.1%), 멧토끼 51마리(2.4%), 삵 15마리(0.7%) 등이다.

전국 고속도로 로드킬 사고의 4건 중 1건이 발생해 악명이 높은 강원권 고속도로에서의 고라니 로드킬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2009년 강원지역 고속도로의 로드킬 317마리 중 고라니는 272마리로 85.8%를 차지했고, 지난해도 전체 로드킬 동물의 87.4%가 고라니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로드킬 사고의 대부분을 고라니가 차지하는 것은 천적인 대형 포식동물이 사라지면서 최근 개체 수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국적으로 100㏊당 고라니의 개체 수(구릉지)는 2009년 6.3마리에서 지난해 6.4마리로 소폭 증가했다.

특히 도내에서는 2001년 100㏊당 8.2마리이던 것이 2009년 5.6마리로 점차 감소하다가 지난해 7.9마리로 급증했다.

여기다 초본류가 풍성한 개활지를 선호하는 고라니의 생태 특성상 수목이 많은 산악을 벗어나 먹이 활동을 위해 구릉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로드킬에 많이 희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립환경과학원 자연평가연구팀 최태영 박사는 “고속도로에서는 차에 치인 고라니 등의 동물은 즉사할 확률이 높지만 국도나 지방도에서는 부상당한 채 숲으로 들어가 로드킬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먹이활동을 위해 구릉지로 이동하려는 고라니 등이 고속도로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야생동물 유도울타리 등의 시설물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천적이 사라진 고라니의 개체 수 증가를 이유로 고라니의 로드킬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고라니는 전 세계에서 중국 양쯔강 하류지역과 한반도에서만 국한돼 분포하는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종의 하나로, 우리나라의 고라니 개체군이 멸종한다면 지구 상에서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의 한 관계자는 “이미 중국에서는 개체군의 급감으로 고라니를 멸종위기종으로 고시했다”며 “한반도 고라니의 개체군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관리시스템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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