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청, 조폭 수사브리핑 돌연 취소 왜?

인천경찰청, 조폭 수사브리핑 돌연 취소 왜?

입력 2011-11-02 00:00
수정 2011-11-0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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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조폭 난투극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지방경찰청이 2일 예정돼 있던 수사 결과 브리핑을 돌연 취소했다.

인천경찰청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수사본부가 마련된 남동경찰서 2층 회의실에서 취재진을 상대로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브리핑을 불과 한 시간 앞둔 상황에서 전격 취소했다.

경찰 안팎에서는 언론에 내놓을 만 한 성과가 없는데 부담을 느껴 브리핑을 취소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인천경찰청은 지난달 22일 정해룡 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조직폭력배 척결을 위한 수사본부’를 발족하고, 9개 경찰서 형사 인력 827명 전원을 동원하며 조폭 검거에 나섰다.

그러나 이날 현재까지 구속된 조폭은 지난달 21일 난투극 당시 상대파 조직원을 흉기로 찌른 조직원 A(34)씨, 그의 범행을 도운 B(33)씨, 그리고 이들에게 범행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C(36)씨 등 3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난투극에 가담한 혐의로 D(35)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지난 1일 법원의 영장 실질심사에서 기각됐다.

경찰은 검거된 이들을 상대로 조직 규모와 연락망 등을 수사했지만 두목이나 부두목 등 간부급 조직원들은 이미 경찰 검거망을 피해 자취를 감춘 상태여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난투극 당시 경찰 초동 대응의 적절성을 놓고 지휘부와 일선 경찰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는 상황도 브리핑을 여는 데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경찰의 미숙한 초동 대응을 질타한 조현오 경찰청장의 발언이 실명제로 운영되는 경찰 내부망에서조차 논란이 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브리핑 현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이 수사 상황보다는 경찰 내부 갈등에 집중될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인천경찰청은 지난 1일 수사 브리핑을 예고하면서도 브리핑 장소에서는 수사 상황에 대한 질문만 받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를 좀 더 진행한 후 언론 브리핑을 여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우세했다”며 “조만간 다시 브리핑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폭력조직 A와 B파 조직원 수십 명은 제66주년 ‘경찰의 날’이었던 지난달 21일 밤 인천의 한 장례식장 앞에서 경찰이 출동해 있는 와중에도 유혈 난투극을 벌였다.

관할 지구대는 난투극 발생 전 시민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지만 별다른 동향이 없다는 이유로 철수했고, 뒤이어 출동한 강력팀 형사들도 조폭의 칼부림을 막지 못했다.

이로 인해 인천 남동경찰서장이 직위 해제되고 인천경찰청 수사과장이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으며, 남동서 형사과장ㆍ지구대 순찰팀장ㆍ상황실장도 징계 대상에 올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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